지난 7일 세계 최초 초현실주의 로봇 아티스트 아이다(Ai-Da)가 작업한 ‘인공지능 신(A.I GOD)’이 런던 소더비 디지털 아트 세일 경매에서 132만 달러(한화 18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수학자 앨런 튜링을 그린 이 초상화는 예상가 18만 달러(한화 2억5000만원)를 훌쩍 넘겼다. 작품의 수익은 아이다를 개발한 에이단 멜러(Aidan Meller)에게 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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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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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는 그림이 낙찰되기 전인 지난달 11일 영국의 상원 통신·디지털 위원회 청문회장에 참석해 “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자 알고리즘이며 생명체가 아니지만, 예술을 창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IT 전문매체 기즈모도는 “로봇이 만든 그림을 구매하는 데 관심이 있는 이유는 뭘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아이다의 그림은 AI 알고리즘과 로봇 팔을 통해 만든 것으로 이 저작물이 온전한 창작의 산물인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데이터의 학습을 토대로 재조합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계산된 생성물에 가까운 AI 저작물이 과연 ‘창의성’이라는 기준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모호하다는 점도 논란을 가중시킨다.
AI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AI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금까지는 인간이 만든 제작물에만 저작권이 인정되며 AI 제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었다. 따라서 관련 법안도 미비했기 때문에 논란이 지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례는 AI 제작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향후 AI 제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 논의와 규제가 필요함을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AI콘텐츠 페스티벌’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현재 AI 기술을 둘러싼 저작권 분쟁은 매우 치열하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은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미지 관련 저작물을 둘러싼 손해 배상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포괄적 인공지능 규제법인 ‘인공지능법(The Artificial Intelligence Act)’을 제정했고, 미국은 ‘미국인공지능진흥법(Advancing American AI Act)’을 통해 AI 기술 발전을 촉진하면서도 이에 따른 법적 쟁점에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다의 작품이 기록적인 가격에 낙찰된 것은 AI 기술이 예술 영역에도 깊숙이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도 AI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점점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작권 기준 마련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지만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