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친구들과 기다리던 축제 봉사에 나가게 됐다. 저마다 각각의 목적을 가지고 봉사에 참여했는데 그 중 난 봉사 시간을 채워야 했기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집에서는 왕복 1시간 정도의 가깝지 않은 거리였지만 만점까지는 택도 없는 내 봉사 시간에 군말하지 않고 바로 신청을 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가니 10분도 1분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역에서 나오자 빵빵거리는 차들의 경적 소리와 선선한 바람이 날 맞이해 주었다. 알쏭달쏭한 기분으로 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니 축제 분위기가 어렴풋이 형성된 거리가 있었다. ‘아, 여기가 내가 일할 곳이구나’ 하고 단번에 알아챘다. 분주하게 걸어가는 스태프들의 발걸음과 구경하시는 동네 어르신분들이 눈에 먼저 띄었다. 그런 분들 사이에서 시간이 남아 우리도 잠시 구경을 하다 친구들과 나, 그 외 다른 봉사 참여자분들과 함께 모이게 되었다. 우리는 한 푸근한 인상을 띄신 위원장분의 말을 따라 먼저 길거리를 청소하고 각각의 역할을 배치받게 되었다. 내 친구들은 스탬프를 찍어주고 안내하는 역할, 난 사진관 부스에서 도와주며 사진을 찍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내가 배정된 사진관 부스에는 인생네컷 기계, 각종 머리띠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마치 자그만한 사진관을 부스로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함께 일하게 된 스태프 언니도 너무 친절하셨고 내 긴장을 덜어주려 노력하는 모습에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졌다. 난 사진 안내와 사진 버튼을 눌러 총 네컷(네 장)의 사진을 찍는 일을 했다. 우리 부스에는 가족분들과 개개인, 친구들과 오신 분들 등등 여러 다양한 분들께서 오셨다. 오셨던 분들 모두 좋은 분들이셨기에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그 중 몇몇 방문하셨던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 분은 한 아주머니셨다. 일이 서툴렀던 초반에 오셨던 분이신데 대부분 일행들과 오시던 반면 그분은 혼자 오셔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아침 첫 시간에 한번 오셨다가 사진이 마음에 드셨는 지 또 찍으러 오신 듯 했다. 기대를 잔뜩 머금은 표정으로 들어오셔서 모델처럼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으시는 모습이 정말 귀여우셨다. 그리고 사진이 나오면 아이처럼 웃으시며 “어머, 잘 나왔다!” 하고 말하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분을 볼 때면 뿌듯한 마음이 들면서도 엄마가 생각나는 그런 뭉클한 기분이었었다.
다음 분은 한 가족분들이셨는데 아이 둘과 부모님 구성원의 가족이었다. 우리 부스에선 아이들이 오면 카메라에 나오지 않을 경우를 고려해 의자를 따로 준비해 놓는데 아이들이 내가 잡아주는 의자에 콩콩 올라가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부모님들이 높게 목소리를 내시며 “땡땡이 이거 해볼까?” “김치!” 이렇게 말씀하시던 상황 하나하나가 아이들을 위해 해주신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까지 좋아졌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의 꺄르륵 거리는 웃음소리와 화목한 가정의 모습은 남이 볼 때도 정말 보기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가족분들께서 부스에 찾아주셨던 만큼 우는 아이를 달래주던 부모님, 할머니와 함께 옹기종기 모여 찍던 가족분들 등등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는데 지금 돌아보면 다들 다른 형태와 다른 모습들을 띄었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던 것 같다.
마지막 분은 스태프분들이시다. 각종 다른 부스에서 오신 스태프분들, 시청 직원분들과 행사기획자분들, 내 친구들과 함께 일하셨던 분들 모두 각각 다른 시간에 우리 부스에 오셨다. 그 기억 중 거의 마감할 밤 시간에 다 같이 모여 찍으시던 걸 바라볼 때 정말 그 기분을 다시 느끼지 못할 것 같다. 다 큰 어른들이심에도 화기애애하며 찍고 짧은 순간임에도 포즈를 고민하시던 그 모습 하나하나가 또래 애들처럼 보였고 함께 일해오며 짧은 사이 쌓였던 정들이 합쳐져 나온 그 감정엔 사랑, 행복, 애정, 평온들이 사진을 찍을 때 포즈를 잡으며 모이는 것과 같이 함께 모여있었다. 내게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추억이었다.
이 외에도 스태프 언니가 사준 호떡, 한 아주머니가 사주신 해물부침개, 각종 떡과 갈 때 쥐어 주시던 보온 가방과 토스트 등 많은 온정을 나눠주시는 스태프분들과 사진 받을 때 감사하다며 인사해 주시던 분들, 한분 한분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받은 온정으로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만 오려고 했던 날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난 마지막으로 부스를 정리할 때 작은 소망 하나를 빌었다. 가족 일행분들의 사랑 가득한 분위기, 친구 일행분들의 화목한 모습, 개개인분들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담긴 그 사진들이 그분들에게 한 추억으로 남아 오래 기억되었음 좋겠다고.
나는 이웃이란 게, 가족이란 게 정말 이런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님을 위해 의자를 챙기려던 자녀들의 모습, 마음을 나누던 따뜻한 스태프분들의 모습 등등 서로 추억을 만들어 나가며 크고 작은 사랑을 나누고 따뜻한 한마디로 친근함을 형성해 나가는 것 말이다.
이 글을 마치며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경쟁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던 내게 평온을 주었던 많은 방문자분들과 스태프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께서 그저 가족이나 이웃과 사랑을 나누어 가며 지내는 것은 어렵지 않음을, 사랑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한번 더 이 글로 알아가시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부스에서 난 찰칵 소리가 큰 추억을 만들어 냈듯이 자그만한 미소는 커다란 감동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