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손잡고서 억새가 웃고 있다
단풍 든 목소리로 휘파람 높여가며
짜 맞춘 단추 하나쯤
풀어놓아도 좋겠다
행복의 꽃이 가까이 피어 있어도, 의심이 많은 마음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도시의 시린 바람에 은행잎이 샛노랗게 물들었다. 이 시간의 행복은 노란 물감이 질펀하게 번진 보도를 걷는 것이다. 소박한 구절초의 손을 잡은 억새가 되어 마음속에 번지는 시인의 행복을 느낀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섬세한 시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가을이 머물다 간 뒷산에 오르니 엄마를 닮은 그리움이 길섶에 가득하다. 눈 깜짝할 새 찾아온 추위 속에서도 구절초의 맑은 웃음이 숲길에 번진다. 억새의 품속에 안긴 구절초의 해맑은 웃음에 눈을 맞춘다. 구절초를 닮은 시인의 수더분한 마음이 와락 안긴다.
바람은 가을을 지나 겨울로 걸어가고 있다. 샛바람 속으로 보내기 아쉬운 구절초의 웃음꽃을 바라본다. 뒷걸음치는 들꽃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으며 그토록 찾던 행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단풍에 물든 시인의 마음이 힘이 되어, 작은 행복 속에서 겨울을 이겨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