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년 공직생활 우행석 저자
- 노동현장 일지… 정책 제안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이 물음에는 여러 차원에서 답변할 수 있을 터인데, 무엇보다 우리는 ‘노동’하면서 살아간다. 노동해서 생계를 꾸리고, 노동을 통해 성취감과 자긍심을 느끼며, 노동함으로써 이 세계에 참여해 꿈을 향해 다가간다. 이토록 중요한 노동에 관해 우리는 얼마나 알까? 알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까? 우행석(사진) 저자는 37년에 걸쳐 고용노동부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백전노장 근로감독관이다. 책에서 그는 “정년을 3년 앞두고 자녀뻘인 젊은 후배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174쪽)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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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 노동 현장의 한 모습. 저자 제공 |
‘근로감독관이 들려주는 노동 이야기’는 성실하고 정직하게(저자 집안의 오래된 가훈이다) 평생 근로감독관 등으로 노동 현장에서 국가 공무원으로 일한 저자가 써 내려간 현장일지이자 난중일기이고 개인 삶의기록이다. 대한민국 경제·산업·노동 분야가 강력한 역동성을 발휘하면서 한국 사회 변화·발전을 이끈 시기에 그 현장을 지킨 기록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뜻깊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온전히 근무한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근로감독관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 법령의 위반죄에 대해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다”고 정의하며 “오랫동안 노동 현장의 근로감독관으로 직무를 수행하며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어보면, 실제로 그는 치열하게 살았다. 이 책에는 그가 겪은 숱한 노동 현장 회고, 선배·고참 근로감독관으로서 안내하는 노동 업무 이야기, 각종 정책 제안까지 다채로운 내용이 있다.
아무래도 노동 현장에서 근로감독관으로서 저자가 직접 겪고 해결한 많은 사례가 눈길도 먼저 끌고 더 흥미롭다. 그 속에 대한민국 사회 모습이 담겨 있기도 하다. 저자는 1980년대 노동운동의 메카 울산 이야기로 시작해 소를 키우는 축사에 감금된 채 노예처럼 일하던 장애인을 적극 행정으로 구해낸 사례, 부산에서 대규모 임금 체불 사건이 터지려는 현장을 포착하고 최선을 다해 피해를 줄인 경험(‘런던 카니발’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 외국인 노동자를 도운 기억 등을 아주 생생하게 들려준다. 공무원으로서 느낀 애환 등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현장일지처럼, 난중일기처럼 현장에서 긴박하게 써 내려간 기록이어서 그런지 문장 교열이 가지런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렇다 해도 지역의 개인 관점에서 지역의 사회사를 담아낸 의미 있는 책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