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디지털시대 인간과 환경, 그 속의 예술담론

현대미술관 ‘부산모카플랫폼’展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4-12-08 19:20:30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공모로 뽑은 4개 프로젝트 구현
- 국내외 초청 다양한 작품 눈길

어두운 방을 밝히는 수조와 스크린. 자신의 고민을 적은 종이를 수조에 넣자 물속에서 흩어져 사라져 버린다. 마음을 울리는 가야금 연주 소리와 힘 있는 여인의 몸짓 영상은 종이 속 고민, 각자 마음에 지닌 응어리를 풀어주는 듯하다. 시각예술과 현대무용, VR, 인터랙션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가 모인 그룹 서소의 ‘해심서(解心書)-전하지 못했던 말’은 관객에게 섣불리 다가가지 않지만 조용히 위로를 보낸다.
부산현대미술관의 연례전 ‘부산모카플랫폼-미안해요 데이브 유감이지만 난 그럴 수 없어요’ 전시작품들. 프로젝트 그룹 서소의 ‘해심서(解心書)-전하지 못했던 말’.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또 다른 공간으로 들어서자 책상에 로봇팔과 노트북, 컴퓨터 화면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로봇팔이 열심히 키보드를 치면 입력한 데이터가 컴퓨터 화면에 이미지로 나타난다. 의미 없이 반복되는 작업은 흡사 영혼 없이 일하는 직장인의 모습과 같다. 조영각 작가의 ‘정직원’은 인간의 노동이 기술로 대체되는 현상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며 변화한 노동 환경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부산현대미술관이 인간과 환경, 기술의 연결과 교감을 주제로 한 전시 ‘부산모카플랫폼-미안해요 데이브 유감이지만 난 그럴 수 없어요’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초대형 프로젝트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전과 함께 시작한 이 전시는 현대미술관의 정체성을 찾으면서 관객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조용각 작가의 ‘정직원’.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현대미술관은 지난해 개관 5주년을 맞아 연례전 ‘부산모카플랫폼’을 시작했다. 을숙도란 천혜의 환경을 갖춘 미술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를 돋보이게 하는 의미 있는 전시를 이어가겠다는 것이 취지였다. 이에 대주제 ‘자연과 환경’을 내걸고 공모를 통해 3개 팀을 선정, 인간과 자연의 원초적인 관계성을 사유하는 오픈형 전시를 선보였다.

올해는 전시의 주제와 외연을 확장했다. 대주제는 같지만 디지털 시대에 맞춰 인간과 환경, 기술의 연결과 교감을 드러낼 작품들을 골랐다. 공모로 선정한 4개 팀과 국내외 초청작가 16개 팀의 작품 56점을 전시해 내용과 규모가 훨씬 풍성해졌다. 전시의 제목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의 주인공인 인공지능 컴퓨터 할과 인간 데이브의 대화에서 가져왔다. 기술과 사람의 연결, 교감에 대한 탐구를 대표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공모로 뽑힌 4개 팀은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와 기술자가 참여해 이색 프로젝트를 구현했다. 서소의 ‘해심서(解心書)-전하지 못했던 말’을 비롯해 ▷예술 감각 혁신 공장 ▷초원지 건축사무소 ▷판테온의 사도들 등은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예술의 순간을 선사하며 동시에 인간과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초청작가로는 미국을 대표하는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를 비롯해 목진요, 유니버셜 에브리띵, 마리오 클링게만, 블라스트 씨어리, 옥승철 등 국내외 작가와 기술자들이 함께한다. 다양한 기술이 동원된 만큼 관객이 흥미롭게 참여하며 감상할 작품도 상당수 포함됐다. 또 NFT 아티스트로 유명한 DK의 작품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 기간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강연과 워크숍,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특히 관람을 끝내고 전시장을 나오면 로봇이 카메라로 인식한 얼굴을 그려주는 ‘휴먼 스터디#1’과 데이터 수집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얼굴 도둑 시대의 자화상’을 체험할 수 있다. 인간의 모습을 담은 기술의 이면성을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강승완 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예술 창조 의지가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과 어떻게 대립 혹은 융합하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13일까지 무료. (051)220-7400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울경, “동남권 광역 철도망 확충은 30분 생활권 완성에 꼭 필요”
  2. 2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3. 3'中 스파이 연루설' 젠슨 황 딸, ‘가족 문제’로 방한 취소
  4. 4[속보] 서울에 벌써 ‘첫 눈’ 내렸다... 작년보다 26일 빨라
  5. 5靑 국정상황실장에 울산 연고 김태근 비서관, 2기 참모진 개편 PK 전면에
  6. 6'저출생 여파' 내년 초등입학생 역대 첫 20만명대로 감소 유력
  7. 7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8. 8[속보] 트럼프 “UFC 회장에 백악관 대변인 제안, 광기 어린 좌파로부터 우리 지켜야”
  9. 9양산 주남산단, 자금 조달 지연에 2028년까지 연장
  10. 10정풍송 노래비 건립 재추진 움직임에 밀양시의회 “반대”
  1. 1靑 국정상황실장에 울산 연고 김태근 비서관, 2기 참모진 개편 PK 전면에
  2. 2오세훈, 증시 폭락 직격... “국민연금으로 지방 선거용 주식도박"
  3. 3[속보]이용철 법무장관 후보, 청문 준비 돌입…12일 준비단 첫 출근
  4. 4장동혁 “중도확장, 말로하는 연대·통합으로 되는 것 아냐”
  5. 5서영교 “조작기소 특검법안 ‘대통령 이해충돌’ 논란은 헛소리”
  6. 6임광현 “소방재원 확보 위해 미래대응기금 활용, 국회와 긴밀 협의”
  7. 7[속보]당정 “소방 필수투자에 2조원 재정지원…지방부담 완화 검토”
  8. 8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9. 9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10. 10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1. 1부울경, “동남권 광역 철도망 확충은 30분 생활권 완성에 꼭 필요”
  2. 2'中 스파이 연루설' 젠슨 황 딸, ‘가족 문제’로 방한 취소
  3. 3'저출생 여파' 내년 초등입학생 역대 첫 20만명대로 감소 유력
  4. 4“평소 접하기가 힘들었던 전통주 맛보고 싶다면 꼭 들르세요”
  5. 5녹색전환 핵심 ‘전기화’, 기업10곳 중 3곳만…“인센티브 필요”
  6. 6올해 3분기 상용직 증가분 75%는 60세 이상…20·30대는 감소
  7. 7식품·외식 분야에서 ‘웰니스 소비’ 앞으로도 지속된다
  8. 8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 9일 개막…"K-GX 전략 소개"
  9. 9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10. 10[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속보] 서울에 벌써 ‘첫 눈’ 내렸다... 작년보다 26일 빨라
  3. 3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4. 4양산 주남산단, 자금 조달 지연에 2028년까지 연장
  5. 5정풍송 노래비 건립 재추진 움직임에 밀양시의회 “반대”
  6. 6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7. 7[속보] 검찰총장 인선 절차 연기... 후보 추천위 이달 중 개최 예정
  8. 81월부터 공석 김해공항장, 내정자도 없어… 이유 물어도 ‘답변거부’
  9. 91월부터 공석 김해공항장, 내정자도 없어… 이유 물어도 ‘답변거부’
  10. 10금관가야 왕도 김해, 내년 '고도' 지정 도전
  1. 1‘승률 98.6%’ 배드민턴 안세영,사상 첫 2시즌 연속 11승
  2. 2삼성,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통산 9번째 우승
  3. 3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4. 4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5. 5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6. 6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7. 7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8. 8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9. 9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10. 10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재일동포들 고국 그리며 전승한 예술, 부산서 원없이 펼쳤다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알쏭달쏭 한자어 오독 소동 外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변대용-The Flowers’ Stroll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극락암 벚나무 /홍종원
곰 두 마리 /황인숙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9일 (음 10월 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5일 (음 9월 2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단풍잎이 봄꽃보다 붉다고 읊은 당나라 두목의 시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