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진시장·우암동 소막마을 등
- ‘소설가 길남 씨’ 여행·답사기
- 생동감 넘치는 사투리도 더해
- 14일 백년어서원서 ‘북토크’
이 책은 유쾌하다. “그건 그렇고 초량시장 부근에 들어서자마자 뱃속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쉴 새 없이 요동친다. ‘김 팀장, 잘 선택하래이. 여기는 길가가 바로 메뉴판이다.’”(66쪽 ‘구초량, 신초량을 걷다’ 중) “네네, 어촌계장님. 며칠 전 연락드렸던 소설가…. 네? 배가 2, 3시에 들어와서 인터뷰할 시간이 없다구요? 아니, 며칠 전에 오늘이 괜찮다고 약속을…. 여, 여보세요? 여보세….”(178쪽 ‘사람을 품는 항, 칠암’ 중) 이런 식의 현장감 넘치고 임담 좋은 전개가 내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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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우암동 동항성당에서 영도 쪽을 바라본 풍경이다. ‘마마마, 부산’의 ‘우암동 소막마을’ 편에 실린 사진이다. 호밀밭 제공 |
소설가 배길남이 ‘마마마, 부산’을 펴냈다. ‘마마마 부산’은 부산의 역사·장소·공간·문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토박이 부산 작가가 쓴 부산 여행서·답사기 그리고 현장 인문학 책이다. 왜 ‘마마마’일까? 배 작가는 5년 전 이 책의 제1권 격인 ‘하하하 부산’을 냈다. “사직구장에서 상대 투수에게 호통치는 ‘마!’를 떠올리셔도 좋다. 하지만 부산의 ‘마’는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무언가 시도하다 잠시 마음을 내려놓는 ‘내싸 마’가 있고, 머뭇거리는 마음을 붙잡고 한 단계 더 나아가려는 ‘쎄리 마’가 있으며, 대충 눙치고 얼버무리는 ‘고마 마’도 있다.”(서문)
얼마 전 만난 배 작가는 이렇게 덧붙였다. “부산이 낳은 야구 영웅 최동원 선수가 남긴 말인 ‘마! 함 해보입시더’도 제목에 담았다. 어렵고 불리한 상황에서 앞장서 나서는 부산 마음, 부산 정신!” 책에서 ‘소설가 길남 씨’로 나와 부산 답사를 이끌어 가는 배 작가는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자살관리사’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 장편소설 ‘두모포왜관 수사록’, 로컬 에세이 ‘하하하, 부산’을 펴냈다. ‘이야기꾼 소설가’ 계보를 잇는 작가로 활약 중이다.
배 작가가 하하하에 이어 마마마로 부산 이야기를 이어가는 이유를 서문에 있는 이런 표현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타지 사람은 그렇다 치고 부산사람에게 부산을 물어보면 뭐 그렇게 잘 아는 게 없다. … 뭔가 잃고 나서 한참 후에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는 점이다. 부산이 지켜주지 못했던 불세출의 야구 영웅 최동원처럼.”
책은 1부 ‘마, 거가 거가?’로 시작한다. 부산진시장, 증산공원과 정공단, 구초량·신초량을 걷다, 남포동 역사여행으로 이뤄졌다. 2부는 ‘마! 고마 치아라’다. 박재혁 의사, 강수열 열사, 부마민주항쟁 발원지 부산대학교, 부마민주항쟁의 열기를 찾아-남포동과 광복동을 순례한다. 3부 ‘마… 함 댕기보입시더’ 여정에서도 책의 개성은 빛을 낸다. 사람을 품는 항- 칠암, 우암동 소막마을, 물 좋고 공기 좋고 풍경 좋고 인심 좋은 안창마을이다. 끝으로 4부는 ‘부산에 가면’이고 에덴공원, 부산 찐역사 동래, 길거리 음식을 담았다.
어떻게 보면 부산을 공부하고 안내하는 여러 책이 대개 소개하는 장소·공간·여정의 ‘주류’에서는 살짝 벗어난 차림표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어디를 펼치든 배 작가가 앞장서 ‘찐’ 부산말로 휘적휘적 안내하는 육성에서 묻어나는 재미, 잘 몰랐던 부산의 속살을 단번에 드러내는 뜻밖의 발견, 그리고 대중교통을 타거나 걸으며 온몸으로 부산 곳곳을 휘젓고 다니는 활력이 여정을 장악한다. 이 책의 매력을 이렇게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다. “살아있네!”
배 작가는 호밀밭출판사와 함께 부산문화재단 지원으로 전국 여러 고장 동네 책방을 돌며 책을 알리고 지역 문제를 토론하는 행사를 최근까지 가졌으며 14일 오후 2시 부산 중구 동광동 백년어서원에서 ‘마마마, 부산’ 출간 기념 ‘소설가 배길남과 부산, 그리고 소설 이야기’ 북토크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