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 눌린 세월이
덜컹대며 돌아간다
시간을 날리면서
낡은 잠을 털어낸다
한 해가 부풀어 오른다
꿈틀대는 기억들
한 해가 쏜살같다. 짧은 겨울 해는 눈 깜짝할 새 지나가도 마음은 솜털처럼 부풀어 오른다. 찰나 같은 인연이 지나가고 다시 못 만날 시간이 흐른다.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도전하는 시간이다. 거리로 나선 감정은 돌이킬 수 없고, 살아가는 숨소리가 온 천지에 가득하다. 시인의 솜틀기는 시간을 돌린다. 기억이 꿈틀대고 시간이 살아난다. 솜 한 뭉치 같은 세월이 서서히 일어선다. 눌리고 다져져도 덜컹대는 회오리바람을 만나면 또다시 순백의 혼으로 살아난다.
시간을 날리며 낡은 잠을 털어내는 시인 마음이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나를 불러 세운다. 세상의 일은 밥 먹기보다 쉬웠다가도 아차 하는 순간, 한 발짝도 움직이기 힘든 무게로 덮친다.
웃어도 하루 울어도 하루다. 내 젊음이 꽃같이 고운 목화솜으로 다가온다. 그때로 돌아가 켜켜이 쌓인 시간의 솜 위에 예쁜 무늬를 새기고 싶다. 덜컹덜컹 돌아가는 솜틀기에 한 해의 기억을 재단한다. 원망이 살아나 눌어붙어도, 소금 바람 부는 언덕의 곰솔처럼 묵묵히 살아간다. 일어선 기억은 오늘을 딛고 새로운 희망으로 걸어간다. 하루는 한 해를 위해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 아니다. 내일을 일으켜 세우는 영혼의 솜틀기다. 새삼 오늘 하루의 햇살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