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수퍼히어로물 ‘무빙’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역시 강풀 원작 웹툰을 강풀이 직접 대본을 집필하고 ‘무빙’에도 출연했던 배우 김희원이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8부작 드라마 ‘조명가게’가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되었다. 박보영 주지훈 엄태구 배성우 김민하 김설현 등 ‘무빙’에 못지않은 화려한 출연진으로 공개되기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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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가게' 포스터. |
깊은 밤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어두운 골목 끝에 환하게 불을 밝힌 조명가게를 오가는 어딘지 낯설고 이상한 사람들, 어쩌면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는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다. 초반부는 마치 오랫동안 출처를 알 수 없이 세상을 떠도는 오싹한 도시괴담들을 재연하는 듯하지만, 낯선 존재들의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들이 조금씩 밝혀지며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새삼 곱씹어보게 만드는 조금은 독특하지만 역시 강풀이 만든 모든 이야기들이 그렇듯, 따스한 온기를 품고 있는 절절한 휴먼(?)드라마다. 설현을 닮은 귀신(?)의 등장은 연출 의도와는 다르게 온전히 몰입하기 조금 어렵긴 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저 사람들을 해치는데 보람을 느끼는 듯한 해외의 귀신들에 비해 우리 ‘K-귀신’들은 절절한 사연들로 무장하고 있다. ‘전설의 고향’ 때부터, 영상매체가 등장하기 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점점 디테일을 더해가며 퍼져나가던 시절부터 내려온 전통이다. 상상하기도 두려운 낯선 존재들까지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이해하려 꾸준히 노력했기에 이 땅의 귀신들은 해외 귀신들에 비해 그래도 형편이 조금은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온갖 불편하고 불길한 상상력을 총동원시켜 함부로 무시무시한 귀신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건 어쩌면 ‘인종차별’과 비슷한 잘못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귀신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나 또한 귀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상해보자. 그냥 가만히 있는데, 존재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초면에 막 비명을 지르고, 도망가거나 기절을 하거나 한다면 얼마나 빈정이 상하겠느냐는 말이다. 아무래도 그건 예의가 아니다. 어쩌면 ‘인권’의 개념을 한 때 인간이었던 존재까지 더 확장해야 하는 게 아닐까? 우선 나부터라도 귀신을 목격하게 되면 놀라거나 겁내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우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