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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정체성과 매력적인 시설로…힙한 미술관 만드는 중”

비상하는 부산문화 <3> 부산현대미술관 강승완 관장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5-01-19 19:23:07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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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준 전시로 핫플레이스 부상
- 공간과 브랜드 이미지 바꾸며
- 쉼 없이 ‘새로운 실험’에 도전
- 전시·운영 등 정체성 확립되면
- 누구나 오고싶은 공간이 될 것

“‘부산현대미술관은 어떤 곳이야?’란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그것이 저의 역할이자 목표입니다.”
부산현대미술관 강승완 관장이 현대미술관 기획으로 화제가 된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전에 소개된 작품 ‘걸리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취임 이후 현대미술관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인 그는 “정체성을 지키면서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준 기자
부산현대미술관(부산 사하구 낙동남로)이 요즘 미술계에서 힙하다. 지난해 선보인 기획전 ‘능수능란한 관종’이 월간미술 대상 최우수 전시에 뽑혔고, 기획전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전술적 실천’은 김달진미술연구소의 전문가 결산 ‘2024년 주목받은 기획전’에 선정됐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기획전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은 주말에만 관람객 2000명이 다녀갈 정도로 많은 이가 찾고,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다녀가 더욱 화제가 됐다. 2018년 개관 당시 을숙도와 수직정원 등 미술관 공간이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미술관의 콘텐츠로 이슈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강승완 관장 취임 후 리모델링한 부산현대미술관의 로비 모습.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현대미술관 강승완 관장은 이런 ‘힙한’ 미술관을 이끄는 장본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을 역임한 그는 2022년 6월부터 부산현대미술관장을 맡아 전시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공간, 브랜드 이미지까지 바꾸며 정체성 확립에 집중하고 있다. 강 관장을 만나 현대미술관의 변화에 관해 들었다.

“몇 년 새 부산현대미술관을 찾는 분이 늘었습니다. 관람객뿐만 아니라 국내외 미술계 인사들도 잇따라 방문하세요. 현대미술관은 이제 개관 7년 차로, 미술관의 정체성을 만드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일을 계속 벌이며 미술관이 가진 잠재력을 끄집어내고 있고, 그런 부분이 관심받는 것 아닌가 싶어요.”

화제의 중심에는 백남준 기획전이 있다. 백남준이 타계한 이후 공공 미술관에서 개최한 최대 규모의 전시로, 그의 예술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됐다.

지난해 재단장해 선보인 현대미술관 카페. ‘생태 친화적인 미술관’의 정체성에 맞춰 전시에서 나온 모듈을 재활용해 책상과 의자를 제작했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백남준은 20세기의 중요한 작가이자 비디오아트 선구자입니다. 현대미술관이라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작가라고 생각했어요. 2년 전부터 백남준아트센터와 공동 기획으로 준비했고, 완벽하진 않지만 백남준의 예술과 철학에 관해 대중의 눈을 밝힐 전시를 선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비디오아트는 작동할 때 돌발 변수가 많고, 그에 걸맞은 공간도 필요하기에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관람객들이 ‘지금 봐도 힙하다’ ‘이 전시가 무료인 게 놀랍다’ ‘레트로 퓨처리즘이다’라며 호응해 주시고, 전국 각지의 미술계 인사가 찾아 ‘이 작품이 작동되는구나’라고 관심을 보여주셔서 보람을 느낍니다.”

백남준 전시가 마무리되면 4월부터 새로운 전시를 잇따라 선보인다. 올해 역시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를 다양하게 할 계획으로, 특히 미디어에 집중했던 전시에서 한 걸음 나아가 여러 장르를 결합한 다원예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을 끌어들일 주제의 전시와 연례 전시 ‘부산모카 시네미디어’도 계획하고 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책 그림섬’을 야외로 옮기는 행사도 기획 중이다.

“현대미술관이 어떤 곳인지 물었을 때 개방성 다양성 가변성 진취성, 이 네 가지를 추구한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어린이부터 시니어, 일반인과 전문가가 모두 찾는 ‘개방성’을 지니면서, 한 방향에 편중되지 않은 ‘다양성’과 실험적인 변화를 수용하며 머물지 않는 ‘가변성’과 ‘진취성’을 전시에 담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도 새로운 것을 주저하지 않고 시도하려 합니다.”

강 관장이 취임 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 현대미술관의 정체성을 일구는 일이다. 이를 위해 그는 과감하게 현대미술관의 브랜드 이미지(MI·Museum Identity)를 바꿨고 1층 로비와 뮤지엄샵, 카페를 리모델링했다. 올해는 미술관 옥상 전망대 내에 레스토랑(275㎡)을 마련해 하반기 오픈할 계획이다.

“을숙도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은 인간과 뉴미디어(기술), 자연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전시를 선보이고, 편의시설을 포함한 공간을 만들고, 운영 방향도 그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술관에 왔을 때 기대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주는 것, 그것이 결국 미술관의 경쟁력이기 때문이죠. 특히 미술관과 편의시설 연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경치 좋은 곳에서 식음을 즐기고 휴식을 취하며 자연스레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레스토랑을 준비하고 있어요. 또 생태 친화적인 미술관이란 정체성에 걸맞게 올해부터 뮤지엄샵을 직접 운영하며 친환경 굿즈 개발과 판매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카페와 레스토랑의 비건 메뉴 개발도 추진하려고 해요.”

이와 더불어 미술관의 자산이자 정체성인 소장품 1000점 확보 프로젝트도 올해부터 시작한다. 강 관장이 역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인데, 현재 소장품 327점을 2034년까지 1000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부산은 미술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이 리모델링해 2026년 개관하고, 세계적 명성의 퐁피두미술관 부산분관 유치도 추진 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대미술관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저는 현대미술관과 다른 곳을 비교하고 싶지 않아요. 그저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미술관을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이곳은 도시와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을숙도 안에 위치한 점은 강점입니다. 전시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운영 방향도 그에 맞춰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 매력적인 공간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것이 곧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겁니다. 정체성을 지키면서 동시대에 선보일 수 있는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하는 것, 그렇게 현대미술관의 알맹이를 채워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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