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설계전문가 고영삼 박사
- 인생이모작 성공사례 후속편
- 26인 전략·철학·기질 등 공유

전철 안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내려야 할 역을 놓칠 뻔한 위기를 몇 번이나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일단 펼쳤다 하면 무섭게 빨아들이는 흡인력을 ‘인생 2막, 고수들의 인생작법’은 발휘했다. 그런 순간을 몇 차례 넘기고 나니 이 책을 소개하는 기사의 도입부로 쓸 문장이 문득 떠올랐다. 그 문구는 이렇다. “이 책은 불꽃처럼 뜨거우니 데지 않게 주의해서 읽어주세요.” 고영삼 인생이모작포럼 공동대표가 쓴 ‘인생 2막, 고수들의 인생작법’은 마치 자동심장충격기(AED)처럼 읽는 이의 가슴이 뛰게 했다.

‘인생 2막, 고수들의 인생작법’이 비중 있게 소개한 할매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 평균 나이 85세이다. 경북 칠곡군에 사는 멤버들은 전국을 무대로 활동한다. 국제신문 DB

이 책은 저자가 2023년 펴낸 ‘인생이모작, 한 번 더 현역’의 후속편인데, 첫 책보다 더 강력해진 느낌이다. 저자는 사회학 박사이며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 동명대학교 양승택미래전략연구센터장이다. 요즘은 생애설계전문가라는 직함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국제신문에 기획 시리즈 ‘인생이모작, 한 번 더 현역’을 장기간 연재 중인 그는 이를 바탕으로 인생이모작포럼을 개최하고, 대중 강연 활동을 펼치며, 인생이모작 고수를 발굴해 세상과 잇는 일을 한다.

그는 서문에 썼다. “60년을 살아온 사람들은 앞으로도 60년을 더 살게 될 것이다. … 앞으로의 60년은 지나온 60년과 다르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 이 책에는 승리자의 탁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인생일모작 이후 인생이모작기를 멋지게 진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세상 변화를 살피고 그런 변화에 응전해 행복과 성취감을 이어가도록 안내하는 책은 많고 많은데, 그런 가운데에서 이 책이 전혀 기죽지 않고 자기만의 존재감과 색감과 맛을 내는 비결은 뭘까. 아무래도 저자가 전국 방방곡곡 ‘인생이모작 고수’를 찾아내 발품을 팔아 직접 만나서 육성을 듣고 긴장감 있는 문체에 담은 현장감·투지, 선명한 주제의식에 답이 있는 듯하다. 실제 사례만큼 힘이 센 참고자료도 드물지 않은가.

이 책이 소개한 인생이모작 최전선의 전문가는 26명이다. 한국 전체 또는 지역사회에서 이름이 꽤 알려진 명사도 있고 덜 알려진 개척자도 있다. 이들에게는 거친 인생의 파도를 맞아가며 인생일모작을 가꾼 뒤, 거기에 주저앉지 않고 전략과 지혜와 자기 갱신 노력으로 새롭게 이모작 삶을 개척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들이닥치는 역경을 삶의 기본값으로 여기는 회복력, 막연하게 일하지 않음, 전략과 철학을 터득하는 과정을 밟고 실천으로 이어가는 기질, 자기를 사랑하고 힘써 노력함 등도 공통점으로 다가왔다. 어쨌든 막연하면 안 된다.

안국선원 선원장 수불 큰스님, 깊은산속옹달샘 고도원 이사장,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 할매 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 바다백미 이창미 대표, 결대로 공방 신미선 대표, 도자기 문화 전문 작가 조용준, BS그룹 박진수 회장, 탈북민 출신 통일연구원 조현정 박사, 독서선동가 김미옥, 벨 프홈나드 강희영 오너셰프, 가수 최백호…. 일일이 다 이름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책이 소개한 이들의 삶을 읽으며 자주 찌릿찌릿 전기 자극이 왔다.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성공 사례 중심이다 보니, 어떤 독자는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일종의 주눅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럴 때는 이 책이 제안하는 인생이모작 지침의 교집합만이라도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그 핵심은 저자가 서문에 기성세대를 위해 쓴 이 문장 속에도 담겨 있지 싶다. “이제는 마음을 다잡고 인생 설계를 해야 한다.” 지금 60세라면 앞으로 6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세상이 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