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현주의 책 이야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시간 미루기 대장이었다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5-02-06 19:18:04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하루 24시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관한 책은 꾸준히 출간됐다. 키워드 ‘시간관리’로 책을 검색하면 무려 1000여 권이 떠오른다. 최근에도 시간에 관한 두 권의 책이 나왔다.
먼저 ‘시간관리의 정석’(오스기 준 지음/ 최지현 옮김/ 동양북스). 경영컨설턴트 출신 저자가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들의 노하우가 담긴 책 100권에서 효율적인 시간 사용법을 뽑아서 정리했다. 마음 다잡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다.

‘시간 불평등-시간의 자유는 어떻게 특권이 되었나’(가이 스탠딩 지음/ 안효상 옮김/ 창비). 영국 런던대학 교수로 기본소득 논의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왜 누군가는 충분한 시간의 자유를 누리고, 다른 누군가는 밥벌이에 인생을 저당 잡혀야 하는가? 모든 불평등 가운데 가장 최악은 시간 불평등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시간을 실질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며, 많은 시간을 원치 않는 활동에 쓰도록 강요받거나 유도되고,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할 기회를 박탈당한다”라고 말한다. 먹고 사는 일에 우리의 시간을 길들이는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파헤치는 책이다.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사용한 사람들도 있다. ‘미루기의 천재들’(앤드루 산텔라 지음/김하현 옮김/어크로스). 이 시대의 효율성 숭배에 관해 반문하는 책이다. 저자는 미루기의 심연 속에서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성취를 탄생시킨 천재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재들의 미루기 중 최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오늘날 우리는 그가 남긴 세기의 명화들, 시대를 앞서간 헬리콥터나 로봇의 스케치를 보며 감탄한다. 하지만 그 시절 레오나르도를 고용한 이들이 궁금해했던 건 단 하나였다. “과연 이자가 약속한 날에 약속한 일을 마칠 것인가?” 자신만만하게 약속했다가 낙심하고 미루기를 반복하는 게 레오나르도의 기본적인 작업 방식이었다.

세기의 명작 ‘암굴의 성모’는 의뢰받은 지 25년 뒤에야 납품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자꾸 미루는 것에 애가 탔던 교황 레오 10세는 “이 사람은 그 무엇도 끝내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임종 때 이렇게 탄식했다고 전해진다. “아무것도 끝내질 못했어!”

그 외에도 20년 동안 ‘진화론’ 발표를 뒤로 미루었던 찰스 다윈, 8개월 동안 소포 보내기를 미루다가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을 다루는 행동경제학의 대가가 된 조지 애컬로프, 9개월간 의뢰받은 저택 설계를 미루다가 클라이언트의 방문 직전 두 시간 만에 완성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 거장들의 미루기.

그들이 꾸물거리고 빈둥거리는 시간은 사실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었던 것.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었다. 겉보기엔 빈둥거렸지만, 머릿속은 촘촘하게 꽉 찬 시간이었다.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누렸던 그들이 부러워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3. 3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4. 4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5. 5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6. 6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7. 7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8. 8‘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9. 9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10. 10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3. 3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4. 4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5. 5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6. 6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8. 8北도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지뢰 폭발 사건은 한국 자작극”
  9. 9법무장관 박균택·양부남 유력, 野 "李 죄 지우기 인선이냐"(종합)
  10. 10[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1. 1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4. 4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5. 5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6. 6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7. 7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8. 8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운전석 없는 車…교통올림픽 달군 국내기술
  9. 9김창수 위스키 마리골드 52.2도, 롯데마트 268병 한정 단독 판매
  10. 10견과류 한 봉지에 980원
  1. 1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2. 2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6일
  6. 6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7. 7부산도시철 현장안전인력 산정 TF 구성 잠정합의(종합)
  8. 8생굴의 계절…통영굴수협 초매식
  9. 9수로입구서 사라졌던 부캉이,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종합)
  10. 10[한 손 뉴스] ‘부캉이 이모티콘’ 나왔다…부산시, 선착순 무료배포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3. 3‘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4. 4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5. 5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6. 6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9. 9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10. 10‘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우리은행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지나-마음
남인목-웃는 나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6일 (음 9월 1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