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34> 해좌전도(海左全圖)

조선인 국토인식·외교상황 담은 지도

  • 김소담 부산박물관 전시운영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5-02-12 18:40:36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필자는 종종 맛집과 감성 카페를 찾아다니는 소소한 행복을 즐기곤 한다. 이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도구가 바로 지도 앱이다. 지도 앱은 목적지를 찾기 위함만이 아니라, 가게 평점을 확인하거나 주변 명소를 탐색하며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 지도는 단 한 번도 단순히 길을 보여주는 도구에 머문 적이 없다. 이는 오늘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년 전 조선에서도 지도는 단순한 지형 기록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중요한 창으로 기능했다.

조선시대 지도 ‘해좌전도’. 부산박물관 제공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조선 전도 ‘해좌전도(海左全圖)’는 이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자료이다. 이 지도는 다량 제작이 가능한 낱장형 목판본으로, 부분적으로 채색되어 전해진다. 당시 큰 인기를 끌며 여러 판본이 제작되었으며, 부산박물관 소장 ‘해좌전도’는 가로 56.7㎝, 세로 70.6㎝ 크기로 현재 액자에 끼워 보관 중이다. 지도 주기(註記)에 ‘순조 22년(1822년) 함경도에 후주군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어, 이 지도는 ‘순조’라는 묘호가 사용된 1857년(철종 8년) 이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도 이름 ‘해좌전도(海左全圖)’는 전서체로 쓰여 품격을 더하고 있다. ‘해좌’란 ‘바다 왼쪽에 있는 나라’라는 뜻으로,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조선을 표현한 별칭이다. 이 지도는 18세기 정상기(鄭尙驥)가 제작한 ‘동국지도(東國地圖)’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국토 윤곽과 산맥이 현재와 유사할 정도로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전국 8도의 경계는 점선과 붉은색으로 강조되었고, 각 군·현은 원형으로 표시되었다. 군·현마다 경(京)으로 표현된 한성까지의 거리가 기록되어 있으며, 한성까지 이어지는 길을 실선으로 나타내어 중앙과 지방을 잇는 교통망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바다는 파란색으로 채색되어 육지와 구분되며, 섬의 위치와 이름도 성실히 기록되어 있다. 특히 울릉도 옆에 독도(우산도·于山島)가 그려져 있어 독도 문제와 관련된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지도 여백에는 각 지역의 연혁과 고조선, 한사군, 신라 9주, 고려 8도의 행정구역이 기록되어 있다. 주요 명산 강 사찰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조선 사람들이 자연과 역사에 관심을 가졌음을 엿볼 수 있다.

부산 지역을 살펴보면 기장현과 동래부를 중심으로 수영 포이포 개운포 두모포 부산 서평포 다대포 가덕도의 가덕진과 천성진 등 당시 주요 지명이 표기되어 있다. 두모포 앞바다에 그려진 절영도(현 영도)의 자연경관에 대한 기록에서는 자연을 사랑한 조선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동래부와 대마도를 잇는 뱃길이 실선으로 표시되고 그 거리까지 상세히 기록된 부분이다. 이 뱃길은 단순한 해로가 아니라 조선과 일본을 연결하는 외교와 교역의 중요한 통로였다. 초량왜관은 이러한 외교와 상업 활동의 중심지였는데, 이를 강조하듯 지도에는 대마도와 나란히 위치해 초량왜관의 연혁과 역할이 설명되어 있다.

‘해좌전도’는 단순 지형 정보를 기록한 지도가 아니라 조선인의 국토 인식과 군사·교통·외교적 상황을 담아낸 귀중한 자료이다. 현재 수장고에 보관 중인 이 지도가 다시 전시실에 자리하게 되는 날, 19세기 조선의 국토와 그 너머를 향한 시선, 그리고 지도를 통해 세상을 읽어내던 조선인의 지혜를 마주해 보시기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3. 3‘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4. 4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5. 5[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6. 6[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7. 7[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8. 8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9. 9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10. 10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1. 1[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2. 2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3. 3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4. 4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5. 5[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6. 6[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8. 8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9. 9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5. 5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6. 6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7. 7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8. 8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2. 2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3. 3[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4. 4[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5. 5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6. 6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7. 7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8. 8"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9. 9광주서 승합차·시내버스·오토바이 추돌…2명 경상
  10. 10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