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혼란이 이어지다 보니 우선 우리의 귀가 피곤하고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어 걱정이다.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이 거리의 확성기를 통해, 뉴스를 통해, 유튜브를 타고 피하려고 해도 끊임없이 들려온다. 때마침 지치고 피곤한 귀를 맑게 정화해 줄 수 있는 귀한 공연을 발견하고 혼자 몰래 가는 것은 어쩌면 범죄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싶어 동네방네 소문내려 한다.
공연의 타이틀은 ‘우주의 소음’이다. 오는 22일 토요일 저녁 7시. 경성대학교 앞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에서 펼쳐질 이 공연에는 좀처럼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아이러닉 휴(ironic HUE), 팎(PAKK), 이상의 날개(Wings of the Isang) 이렇게 세 팀의 록 밴드가 무대에 선다.
아이러닉 휴는 1997년 ‘포장마차’라는 이름으로 처음 결성되어 2007년부터 지금의 팀명으로 바꾸고 활동해 온 인디 1세대 밴드로, 예로부터 그들의 공연엔 수많은 뮤지션이 공연을 영접하기 위해 몰려들 정도로 ‘뮤지션들의 밴드’로 불리는 밴드다. 중독성 강한 몽환적인 사운드에 짙은 서정성을 담고 있는 아이러닉 휴는 특히 라이브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팎은 2014년 결성되어 샤머니즘 세계관을 통해 현실의 모순을 고발하는 곡을 연주하는 팀으로 첫 정규앨범 ‘살풀이’는 음악취향Y에서 올해의 음반 1위로 선정되었으며 2018년엔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메탈-하드코어 밴드’ 후보로 선정되었다. 지극히 한국적인 사이키델릭 헤비 사운드를 보여주는 밴드다.
이상의 날개 역시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팀으로 포스트록에 가까운 모던록 사운드를 구사하는 밴드다.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이런 세 밴드의 합동 무대는 부산의 인디레이블 ‘굿카펜터스 레코드’가 기획했다고 한다.
이 밴드들의 이름이 아직 생소하다면, 어쩌면 이들은 흔히 말하는 ‘뜨기에는 너무 잘하는 밴드’라서가 아닐까 싶다. 분명한 것은 그간 말 같지 않은 말과 식상한 음악들에 지치고 오염된 귀를 정화시키고 호강시켜 줄 더없는 기회라는 것이다. 비록 식상한 표현일지라도 날이면 날마다 오는 그런 공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