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극장의 한계를 뛰어넘는 ‘특별한’ 연극이 부산에서 펼쳐지고 있다.
광안리의 소극장 ‘어댑터씨어터’는 오는 5월 11일까지 어댑터씨어터 2관에서 연극 ‘아주 보통의 하루-Our Town’(사진)을 공연한다. 이 연극은 미국 극작가 손턴 와일더에게 퓰리처상을 안겨준 명작 희곡 ‘우리 읍내(Our Town)’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번 무대는 세계 명작 연극을 지역 소극장에서 선보이기 위해 어댑터씨어터가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세계 명작 프로젝트’의 첫 공연으로 마련됐다.

극은 ‘일상’ ‘사랑’ ‘죽음’을 주제로 한 3개의 막으로 진행된다. 1막에서는 매일 되풀이되는 마을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를 보여주며, 관객을 향해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묻는다. 이어 2막에서는 사랑에 빠진 두 남녀 주인공이 결혼식을 올리는 이야기를 다룬다. 끝으로 3막에서는 죽음을 맞이한 주인공들이 망자가 되어 등장하고, 관찰자의 시점에서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이번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소극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공연 규모 때문이다. 한 회차의 공연에는 무려 17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1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의 나이도 다양하다. 원작 ‘우리 읍내’는 등장인물이 많기 때문에 주로 중·대규모 공연장에서만 공연했다. 이번 무대는 소극장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일부 내용을 각색하되 등장인물은 비슷한 수를 유지해 원작의 매력을 최대한 살렸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유병은 연출가는 “지역 소극장의 여건상 만나 보기 힘들었던 작품을 알리고자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며 “다양한 세대의 연극인들이 만들어내는 색다른 조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매주 토, 일 오후 3시에 진행하며, 네이버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