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장으로 스크린에 걸리는 신작이 급감하면서 극장가에는 ‘검증된 영화’를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진다. 이른바 ‘재개봉’ ‘재재개봉’ 영화가 줄을 잇는 것. 지난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 ‘범죄도시4’와의 경쟁을 피하는 분위기 속에 극장 상영관을 채운 건 ‘남은 인생 10년(2023)’. 하반기 ‘베테랑2’ 개봉 시기에도 ‘비긴 어게인(2014)’이 재개봉 했다. 이처럼 검증된 영화의 속편과 기존 팬층을 보유한 재개봉 영화가 극장가를 주도한다. 올해도 강제규 감독의 ‘쉬리’가 지난 3월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합류했다. 1999년 개봉 이후 26년 만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을 보면 지난해 재개봉 영화 편수, 매출액, 관객 수 모두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개봉 편수는 228편으로 전년보다 80편 증가했다. 매출액과 관객 수는 245억 원, 250만 명으로 각각 16.1%, 29.9% 늘었다.
재개봉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지난해 재개봉 영화 흥행 1위는 ‘남은 인생 10년’이다. 2023년 신작으로 선보인 후 불과 1년 만에 재개봉했다. 이 영화는 관객 42만 명을 모으며 첫 개봉 때보다 2.9배 많은 매출을 올렸다. 2014년 처음 스크린에 오른 ‘비긴 어게인’은 2020년과 2023년에 이어 지난해 세 번째로 재개봉했다. 지난해 23만 명이 관람해 재개봉 영화 흥행 2위를 차지했다.
재개봉 영화 인기가 높아지자 극장들도 이를 반영한 기획전을 열고 있다. CJ CGV는 ‘명작을 어필하다, CGV 월간 재개봉 어바웃 필름’을 통해 매월 선정된 명작 영화를 전국에서 2~3주간 상영한다. 롯데시네마는 ‘보석 발굴 프로젝트’로 관객들이 놓친 명작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