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40> 동삼동패총에서 나온 신석기시대 옹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옹관묘’, 7000년 전 매장문화 고스란히

  • 임수진 복천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5-04-02 19:19:33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순간, 다양한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고 무덤을 조성하며 그들의 삶을 기리고 애도한다. 이러한 장례 문화의 뿌리는 놀랍게도 신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무덤이 처음 등장한 시기로도 알려져 있다. 신석기시대는 농경과 정착 생활이 시작된 인류사의 큰 전환점으로, 이때부터 무덤이라는 독특한 문화적 흔적이 남겨지기 시작한다.
동삼동패총에서 나온 신석기 시대 옹관. 복천박물관 제공
신석기시대의 무덤은 그 형태와 매장 방식이 다양하다. 시신이나 유골을 항아리와 같은 토기에 담아 묻는 옹관묘(독무덤), 땅을 파서 만든 구덩이(움)에 안치하는 움무덤, 돌을 쌓아 만든 돌무지무덤 등이 있다. 특히 옹관묘는 삼국시대까지 그 전통이 이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옹관의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인데, 이는 시신의 부패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을 배출하기 위한 실용적인 설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1999년 부산박물관에서는 부산 영도 동삼동패총(조개더미 유적)을 발굴조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덤을 발견했다. 바로 초기 신석기시대의 옹관묘로, 당시의 매장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매장 방식은 50~65㎝ 정도의 구덩이에 옹관을 가로로 눕혀 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양상은 알 수 없으나, 시신을 넣은 토기 항아리와 그 입구를 덮은 토기 항아리 2개를 맞대어 만든 ‘합구옹관’으로 보인다. 많이 파손된 채로 발굴되어 아가리와 몸통 일부만 확인할 수 있었다. 아가리 아래에 작은 고리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특이한 형태로 기본 바리형 토기보다 공을 들여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 옹관에는 누가 묻혔을까? 옹관의 크기로 볼 때, 성인보다는 아기나 어린아이였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죽은 사람의 뼈만 추려서 묻는다고 해도 어른용으로 보기에는 너무 작기 때문이다. 이 작은 무덤은 부모가 아이를 잃고 슬픔 속에서 남긴 마지막 흔적으로 사체가 훼손되지 않기를, 자연으로 돌아가 다시 태어나기를, 영혼이 편히 쉬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을 것이다.

동삼동패총의 옹관묘는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문화와 사후 세계에 대한 관념이 담겨 있는 중요한 유물로 단순한 매장 도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70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넘어,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 작은 무덤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과 그리움을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5. 5‘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6. 6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9. 9[근교산&그너머] <1480> 창원 무학산 둘레길 2코스
  10. 10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6. 6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7. 7李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43%…민주 35%·국힘 25%
  8. 8[속보] 이 대통령 “정치검찰 시대 막 내려…이제 경찰개혁이 주요 과제”
  9. 9[속보]119센터가 이송병원 지정…‘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국회 통과
  10. 10[속보] 민주, "전두환 내란 아니다" 국힘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
  1. 1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2. 2“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3. 3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4. 4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5. 5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부산테크노파크 원장에 심재운 후보자 적격”
  9. 9부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5% 첫 돌파…2050년엔 43%
  10. 10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3. 3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4. 4"부캉이 덕분" 이디야커피 북항친수공원점 대표, 부산 동구에 고향사랑기부금 전달
  5. 5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6. 6‘부캉이’ 내일 다시 바다로…길이 50m 그물로 외해 유도
  7. 7“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8. 8[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9. 9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5. 5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6. 6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7. 7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8. 8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9. 9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10. 10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