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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책 이야기] 무슨 일 하세요? 묵묵히 살아가는 소시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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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하세요?” 사람은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좋든 싫든 일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들다. 일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인생을 완성해가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자신의 일을 말하는 책, 일하는 사람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전해주는 책에는 ‘나’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베테랑의 몸’(희정 지음/최형락 사진/한겨레출판). “저 자세를 안다. 오랜 시간 한자리에서 일한 사람만의 태가 있다.” 서로 다른 연령·성별·분야의 베테랑 13인, 몸에 붙은 일과 삶 그리고 자부심의 기록을 담은 이 책 본문 중 한 구절이다. 저자는 13인 베테랑의 질병·체형·자세·표정 등 몸의 변형과 어투·걸음걸이 등 습관과 일의 태도까지 전한다. 30대 여성부터 아흔의 남성까지 각기 다른 얼굴의 베테랑들은, 수십 년 세월 동안 천천히 몸이 닳았다. 직업병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몸은 일의 기억을 새기는 성실한 기록자이다.

‘일복 같은 소리’(한국비정규노동센터 기획/비정규직 노동자 44인 지음/도서출판 동녘). 비정규직 노동자 44명의 목소리이다. 일은 끝도 없이 하는데, 제대로 대우도 임금도 못 받고, 생계 때문에 그만두지도 못하고, 계속 악순환되는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그래서 일복 같은 소리 하지 말라는 의미의 제목을 붙였다.

2022년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는 약 40%이다. ‘기간제’ ‘계약직’ ‘촉탁직’ ‘파트타이머’ ‘사내하청’ ‘외주용역’ ‘프리랜서’. 우리 주변 거의 모든 곳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고,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다.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정필 외 지음/멜라이트). 사회복지사, 보건교사, 책방지기, 말 수의사, 게임 개발자, 전시 기획자, 인사 담당자…. 이 책에 참여한 직업인 15명은 일하는 현장이나 일의 성격이 다르다. 공통점은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고유의 가치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하루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하는 시간과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자기가 하는 일을 직접 독자에게 전하는 책이다. 부산지하철 이도훈 기관사가 쓴 책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이도훈 지음/이야기장수). 저자는 말한다. “지하세계의 끝에는 어둠 속의 빛과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관사인 나는 관제사의 지휘 아래 지하철을 몰고, 검수 직원은 지하철을 수리하고, 청소 여사님은 지하철을 청소하며, 역무원은 지하철이 정차하는 역을 지키고, 영양사님과 식당 이모님은 그 모든 지하철 사람들에게 밥을 먹인다.”

재미있게 읽는 동안 지하철 기관사나 버스 기사들의 애환에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대중교통을 타고 일하러 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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