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서울 ‘교향악축제’ 참가
- 부산콘서트홀·유럽공연 예정
“부산시립교향악단(이하 부산시향)의 화려한 연주로 듣는 순수한 말러, 기대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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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립교향악단 홍석원 예술감독이 포즈를 취한 모습. 홍 감독은 오는 17일 서울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 무대에서 부산시향과 말러의 교향곡 제4번을 들려준다.
ⓒ황필주,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
부산시향 홍석원(43) 예술감독이 오는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2025 교향악축제(1~20일)’ 무대에 부산시향과 함께 선다. 홍 지휘자가 지난해 7월 부산시향 예술감독을 맡은 이후 부산과의 호흡을 전국구 무대에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젊은 거장’으로 주목받는 그가 부산시향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기대하는 팬들이 많은 이유다.
홍 감독이 교향악축제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곡은 말러의 ‘교향곡 제4번’. 말러가 자신의 가곡 ‘천상의 삶’을 마지막 악장에 삽입해 순수한 소프라노의 음성으로 천상의 삶을 표현하고자 한 교향곡으로, 화려한 연주보다 순수한 음악이 더 빛나는 곡이다. 전국 18개 교향악단이 기량을 겨루는 자리에서, 특히 올해 유난히 1980·90년대생 지휘자가 대거 무대에 올라 기대를 모으는 교향악축제에서 말러를 선택한 것이 조금은 의아하다.
최근 부산문화회관에서 만난 홍 감독은 이에 대해 “부산시향과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말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부산시향은 ‘허세’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화려한 오케스트라입니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화려하고 뽐내는 연주가 잘 어울리고, 곡을 표현하는 데 탁월합니다. 지난해 부산시향에 왔을 때 말러의 곡이 잘 어울리겠다 싶어 시도했는데 역시나 결과가 좋았고, 그래서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해보자’며 이 곡을 선택했습니다. 교향악축제가 교향악단의 콩쿠르 같은 느낌이 있지만, 이제 5번째 서는 무대라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고요. 순수하게 부산시향의 음악을 관객에게 전해주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홍 감독은 국내외에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실력파 지휘자이다. 서울대 작곡과에서 지휘를 전공했고, 베를린 국립음대 지휘과 디플롬 과정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카라얀 탄생 100주년 기념 지휘 콩쿠르 3위, 독일음악협회 선정 ‘미래의 마에스트로’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롤 주립극장에서 수석 카펠마이스터로도 활약했다. 2021년부터 3년간 광주시립교향악단을 맡은 이후 지난해 부산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말러, 시닛케 등 도전적인 작품을 선보이면서 ‘부산시향과 함께 걷다’ 등 관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소화하며 빠르게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부산시향과 호흡을 맞춘 지 이제 10개월이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서로에게 적응한 것 같아요. 특히 클래식은 딱딱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지휘자의 육성이 무대에 전해지면 관객들이 좋아하실 것 같았습니다. 관객을 늘리는 것 역시 지휘자의 의무이기에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
교향악축제를 시작으로 홍 감독과 부산시향은 올해 국내외 무대에서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다음 달 부산 첫 클래식 전용홀 ‘부산콘서트홀’에서 시범 공연을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유럽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릴 공연은 티켓 오픈 1분 만에 2000석이 넘는 좌석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클래식 전용홀에서의 연주는 저도 기대됩니다. 홀이 공연 연출을 더 좋게 만들어주는 측면이 있으니까요.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공연이 될 것입니다.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등을 연주곡으로 선택한 것도 부산 클래식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9월 예정된 독일 공연 역시 부산시향의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만한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대표적인 음악 축제 ‘베를린 음악축제’와 ‘뮌헨 바이에른 방송국 무지카비바 페스티벌’에 홍 감독과 부산시향이 초청돼 세계 오케스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유럽의 중요한 현대음악 작곡가 박영희 선생님의 작품을 연주할 한국 오케스트라로 부산시향이 초청됐습니다. 세계적인 무대에 서는 기회인 만큼 부산시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잘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부산시향은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에서 말러의 교향곡 제4번과 바르토크의 피아노협주곡 제3번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소프라노 박미자가 무대에 함께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