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액자 속 종이에 한 송이의 꽃이 피었다. 자세히 보니 불균형적인 모양의 잎과 줄기가 겹쳐져 추상적이면서도 자유로운 형체의 식물처럼 보인다. 마주 보고 있는 액자에는 짙은 색으로 칠한 종이에 잎을 여러 개 겹쳐놓은 듯한 형체, 꽃 모양을 파낸 부분이 더해져 새로운 유기체처럼 보인다. 식물을 모티브로 했지만 그것을 자유롭게 붙이고 잘라내 추상적인 모양으로 발전한 형태들. 가늘고 섬세한 형태에 활기 넘치는 색과 무늬를 더하자 새로운 생명력을 띤 작품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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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데릭 루시앙이 컷아웃 기법으로 제작한 ‘Belle de Nuit INV 3330’. 어컴퍼니 제공 |
프랑스를 거점으로 활동 중인 여성 작가의 이색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어컴퍼니(부산 해운대구 좌동순환로)가 기획한 프레데릭 루시앙 개인전 ‘Beautiful day, Beautiful night and Melancholy-아름다운 날, 아름다운 밤, 그리고 멜랑콜리’이다.
프랑스에서 인지도가 높은 프레데릭 루시앙의 다양한 작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전시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이색적이면서 생동감 넘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프레데릭 루시앙은 1960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파리를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여성 작가이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 에꼴 드 보자르를 졸업한 그는 미국의 유명한 추상 화가 조안 미첼을 만나 작업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피카소미술관 등 유명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식물 사물 신체 광물 등 유기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전체가 아닌 부분이 가지는 특징과 그것을 연결, 결합하며 자신만의 조형성을 완성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컷아웃’ 기법을 사용한 다양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종이를 자르고 붙이는 방식으로 새로운 형태를 드러낸 작품인데, 주로 식물의 이미지를 잘라 배열하면서 여기에 특유의 색과 무늬를 넣어 생동감 넘치는 형태를 창작했다. 특히 종이에서 잘라낸 형태를 여러 조합으로 붙여 만든 ‘낮’ 시리즈와 종이를 놓고 그 안에서 형태를 오려내 새로운 모양체를 완성한 ‘밤’ 시리즈가 눈에 띈다.
이와 더불어 캔버스 천 위에 잉크로 연꽃을 추상적으로 그린 ‘Variation 36/36’, 구리 동 등의 재료로 식물의 이미지를 잘라 배열한 조각 ‘Jardin d‘hiver 겨울정원’ 등도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어컴퍼니 장지영 대표는 “작가는 페인팅 드로잉 콜라주 조각 도자 판화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인물로, 컷아웃이란 생소한 기법으로 만든 생명력 넘치는 작품을 소개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