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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221> John Givens 세번째 EP ‘Blossom Heart’

부산 인디 신에 등장한 허수아비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5-07-29 19:12:1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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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경성대 앞 라이브클럽 바이널 언더그라운드에서 존 기븐 (John Given)이란 뮤지션을 처음 목격했다. 마치 어린이날 행사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인형 탈을 뒤집어쓴 누군가가 무대에 올라 기타를 퉁기며 봄밤의 미풍처럼 부드러운 미성으로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인형 탈을 쓰고 노래하는 John Givens(왼쪽 사진)와 그의 세 번째 EP ‘Blossom Heart’. 작가 제공
존 기븐은 자신을 노래하는 허수아비라고 소개했다.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커다란 탈을 고집하는 건, 관심을 받기 위한 건지 관심을 피하기 위해선지 궁금했다. 존 기븐의 노래 가사는 대부분 영어다. 이유는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 후로 허수아비의 탈을 쓴 정체 모를 뮤지션은 여기저기서 예고 없이 출몰했고, 슴슴한 평양냉면의 맛에 마침내 눈을 뜨듯, 자극적인 맛 하나 없이 맑고 무해한 노래에 차츰 스며들었다.

동시에 부산의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활발한 협업들을 통해 숨겨둔 새로운 매력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DJ와 작곡가,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The4pril의 싱글 ‘오늘만 Good Bye’에선 보컬로 참여해 특유의 미성이 잔잔한 어쿠스틱뿐만 아니라 9Dimension의 댄서블한 찰진 기타와 함께 내적댄스를 유발하게 하는 디스코에도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경성대 래퍼 정불타가 잠시 힙합을 내려놓고 어쿠스틱 발라드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싱글 ‘진아’에서는 작곡과 기타 연주, 코러스로 참여해 정불타의 묵직한 보이스에 몽환적인 색채를 덧입혔다.

지난 6월 12일에 발표한 두 번째 EP ‘Hidden Heart’와 한 달 간격으로 지난 10일 발표한 세 번째 EP ‘Blossom Heart’에선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름 끝에 ‘s’가 붙어 ‘John Givens’가 되었고 허수아비가 두 명으로 늘어났으며 인형 탈도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었다. 부디 폭염에도 견딜 수 있도록 통풍이 잘되는 재질이길 바란다.

평화롭고 이국적인 자연풍광이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 같은 독특한 감성은 여전히 그대로지만 재즈 힙합 일렉트로니카까지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색소폰 연주자이자 프로듀서인 MA가 참여해서인지 음악적 스펙트럼이 더욱 깊고 넓어졌다.

앞으로는 또 어떤 변화무쌍한 음악으로 귀를 풍요롭게 지켜줄지 몹시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허수아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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