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7월 25일
◇장소: 부산영상위원회
◇참석자
▶공경보 부산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로이 오 ODDY 스튜디오(AI 스튜디오) 대표
▶심재홍 OGNR랩(AI 스튜디오) 대표
▶차시영 MAF이미지웍스(영화·영상 후반작업 업체) 대표
▶양종곤 부산영상위 사무처장
# 공경보 부산대 교수
- 학생에겐 AI 툴 구독료도 비싸
- 사소한 부분부터 실질적 지원을
# 로이 오 ODDY 스튜디오 대표
- 수도권, AI 영화 상업화에 대비
- 부산 관련인재 모아 심화교육을
# 심재홍 OGNR랩 대표
- 부산국제영화제, 강력한 장점
- AI 특화된 섹션 만들면 어떨지
# 차시영 MAF이미지웍스 대표
- 최신 영상제작 인프라 갖춘 부산
- AI 전문교육기관으로 선제 대응
# 양종곤 부산영상위 사무처장
- AI 영화·영상도시 부산 위한 길
- 내년 상반기까지 창작센터 목표
부산이 영화·영상산업에서 ‘AI(인공지능) 제작 거점 도시’로 거듭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영화·영상 분야 AI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AI 영상도시 부산’의 가능성과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하는 좌담회를 했다. 참석자들은 AI의 등장으로 급변하고 있는 영화·영상 생태계를 부산이 선점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을 도입하고 관련 콘텐츠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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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5일 부산영상산업센터(해운대구 우동)에서 부산이 영화·영상 분야 AI 제작 거점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좌담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시영 MAF이미지웍스 대표, 공경보 부산대 전자공학과 교수, 김태훈 기자, 심재홍 OGNR랩 대표, 로이 오 ODDY 스튜디오 대표.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
-AI가 영화·영상 콘텐츠 업계의 판을 흔들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도는 어떠한가.
▶심재홍=현재 AI가 활발히 활용되는 영상 콘텐츠 분야는 짧은 광고나 숏폼 영상, 생성형 AI를 이용한 AI 영화, 실사 영화의 일부 작업 등이다. 특히 특수 시각효과(VFX)는 이미 실무 적용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해 이를 실제 작업에 도입하는 업체도 많다. AI 영화는 아직 단편과 중편에 머물러 있지만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장편 제작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특히 최근 웹툰과 웹소설 등의 지식재산권(IP)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AI영화 시장이 이 영역을 가져올 잠재력이 크다.
▶차시영=직접 영화·영상 후반 작업 업체를 운영하며 AI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보량이 많은 다큐멘터리의 전사(영상을 음성 문자로 옮김)나 자막 작업은 과거에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몇 초 만에 끝낼 수 있다. 생성형 AI로 특수 시각효과 구현도 가능해지면서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에서도 표현의 자유가 확대됐다. 아직 비선형적인 편집이나 색보정, 믹싱 등 세밀한 작업에는 한계가 있지만, 단순한 편집이 주를 이루는 숏폼이나 광고 제작에서는 이미 AI가 활발히 쓰이고 있다.
▶로이 오=초창기 생성형 AI 툴의 한계는 ‘디테일 부족’ ‘부자연스러운 움직임’ ‘일관성 결여’ 세 가지였다. 많은 창작자가 AI 영화의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봤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단점이 크게 개선돼 한 편의 영화로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결국 작품성만 뒷받침 된다면 대중적으로 통하는 콘텐츠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공경보=생성형 AI는 무작위성을 이용해 창작을 해보자는 데 중점을 두고 탄생한 기술이라 등장인물과 배경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 하지만 최근 프롬프트(명령어)로 이를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관객이 불편함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가까운 시일 내에 더욱 완벽하게 일관성을 구현하는 기술이 갖춰질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지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차시영=기존 영화·영상 생태계에서는 인프라나 일거리가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 등으로 떠나는 유출 현상이 이어졌다. AI의 등장은 이러한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다. 부산이 잘 대응한다면 수도권에 몰린 일자리 상당 부분을 가져오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AI 인재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이 오=최근 만난 수도권 AI 스튜디오들은 ▷기획 ▷연구개발(R&D) ▷프로덕션 ▷아카이브 ▷IP 등으로 부서를 세분화하며 AI영화의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역에서도 AI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경보=생성형 AI 툴의 높은 구독료는 많은 학생에게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AI 툴을 직접 경험하며 활용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구독료 지원 등 작은 부분부터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심재홍=전 세계 주요 특수 시각효과 회사들은 이미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중이다. 영화·영상 산업에서 AI 활용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개인적으로는 ‘AI 윤리를 지켜야 한다’는 발상이 발전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지금은 윤리에 대한 논의보다 이 기술을 영화·영상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지 먼저 고민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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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공경보 부산대 교수, 로이 오 ODDY 스튜디오 대표, 심재홍 OGNR랩 대표, 차시영 MAF이미지웍스 대표, 양종곤 부산영상위 사무처장. |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성공 이후 영화·영상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부산만의 장점을 꼽는다면.
▶로이 오=유럽은 저작권 문제에 민감해 AI 기술 도입에 상당히 보수적이다. 반면 한국은 규제보다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이 크기에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본다.
▶공경보=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3층에 만들어지는 부산외국어대학교 센텀캠퍼스는 R&D와 인력 양성 등 AI 기술에 특화돼 있다. 국내 대학과 글로벌 기업이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만큼 몇 년 안에 AI 이해도를 갖춘 인재가 대거 배출될 것이다.
▶차시영=다른 지역은 영상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인프라를 이제 막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산은 그간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와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등 최신 기술을 가진 제작 환경을 착실히 조성해왔다. 이들 인프라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 교육 기관만 설립된다면 AI 인재 양성에 선제적으로 나설 수 있다.
▶심재홍=또 부산에는 ‘부산국제영화제’(BIFF)라는 강력한 지식재산권이 있다. BIFF가 AI에 특화된 섹션을 선보인다면 부산이 AI 영상 거점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민·관이 경쟁적으로 AI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부산도 이런 흐름에 대응하고 있지만, 특히 AI 인재 양성에 있어 어떤 부분에 더 신경써야 할까.
▶공경보=우선 교육 대상부터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AI를 ‘활용하는’ 인력을 기를 것인지 ‘개발하는’ 인력을 기를 것인지에 따라 출발점이 완전히 다르다. 부산아시아영화학교에서 AI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했던 경험이 있는데, 수강생마다 AI 툴 사용 경험이 제각각이라 수업에 어려움이 있었다. 개발자를 키울 것인지 창작자를 키울 것인지, 또 초심자가 대상인지 이미 AI 사용 경험을 갖춘 숙련자를 기를 것인지 대상별로 커리큘럼을 세분화해야 한다.
▶로이 오=전통적인 영화 제작이 ‘기획-제작-후반작업’ 순으로 선형적으로 진행된다면, AI 영화는 모든 과정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멀티 모달’ 방식으로 제작된다. 짧은 기간에 교육이 성과를 내려면 초심자보다 기술에 대한 이해와 예술적 감각을 어느 정도 갖춘 이를 대상으로 ‘워크플로우 구성법’ 같은 심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차시영=경제적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 당장 교육을 이수해 AI 콘텐츠를 만들어 내더라도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는 단기간 내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 공모전 개최나 기업 매칭 등을 통해 부산에 남아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심재홍=양성된 인력이 활동할 수 있는 콘텐츠 기업 육성도 필수다. 예를 들어 국내 최대 AI 스튜디오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은 5명 내외의 소규모 팀에서 시작했지만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지원으로 실적을 쌓으며 현재의 규모로 성장했다. 부산도 교육이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워크숍 중심의 실무 교육과 함께 기업 육성을 병행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양종곤=AI 등장으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이번 논의가 부산이 영화·영상 도시로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좌담회에서 제안된 내용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AI 기반 영상 창작 인재 양성과 R&D를 수행할 ‘AI 창작센터’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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