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9월 17~26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1996년 출범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제로 성장한 BIFF는 기념비적인 서른 살 생일을 맞아 ‘역대급’ 작품과 게스트를 초청했다. 이에 올해 영화제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작품과 행사를 5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 대상·감독·배우상 등 5개 부문
- 亞거장 장률 감독 ‘루오무의 황혼’
- 韓 이제한·한창록·유재인 등 합류
- 전체 출품작 중 6편이 여성 감독
- 대상작은 폐막식서 상영될 예정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상영작은 공식 초청작 241편을 포함해 모두 328편. 30회에 걸맞게 ‘영화 진수성찬’이 차려질 예정이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경쟁 부문’이다. 동시대의 우수한 아시아 영화를 조명하겠다는 취지에서 BIFF는 올해 처음 경쟁 부문을 신설하고 ‘부산 어워드’란 이름으로 5개 부문(대상 감독상 심사위원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을 시상한다. 첫 번째 경쟁 부문에는 일본 중국 대만 이란 타지키스탄 스리랑카 등 아시아 각국의 작품 14편이 경쟁을 펼치며, 대상작은 폐막식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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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후보작들.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 BIFF 제공 |
경쟁 부문 진출작은 이름난 거장과 주목받는 신예의 작품이 고루 포진해 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 장률 감독은 신작 ‘루오무의 황혼’으로 다시 한번 BIFF를 찾는다. 이별한 애인의 흔적을 따라 시골 마을을 찾은 주인공이 여행자와 주민을 만나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특유의 엇박자 리듬과 재치 있는 연출로 그려낸다. 독창적인 연출력으로 ‘이미지의 주술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중국의 비간 감독은 ‘광야시대’를 통해 여섯 개의 시간과 에피소드를 교차시키며 독특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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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케 쇼 감독의 ‘여행과 나날’. BIFF 제공 |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새벽의 모든’ 등으로 주목받아 온 미야케 쇼의 신작 ‘여행과 나날’도 눈에 띈다. 일본 유명 만화가 쓰게 요시하루의 만화가 원작으로, 일본 신예 배우 카와이 유미와 한국 배우 심은경이 주연을 맡았다.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감독 비묵티 자야순다라는 SF와 미스터리를 넘나드는 신작 ‘스파이 스타’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근 미래 우주에서 귀환한 생명공학자가 팬데믹이 한창인 지구와 마주하는 이야기를 잔잔하고 몽환적인 영상미로 풀어낸다. 이란의 하산 나제르 감독은 ‘허락되지 않은’으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이란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앞서 BIFF에 두 차례 연속으로 초청된 바 있는 이제한 감독은 신작 ‘다른 이름으로’를 통해 또 한번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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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록 감독의 ‘충충충’. BIFF 제공 |
패기 넘치는 데뷔 감독들의 도전도 주목할 만하다. 한창록 감독은 장편 데뷔작 ‘충충충’을 통해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불안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실험적인 미장센과 편집으로 풀어냈다. 유재인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지우러 가는 길’은 교사와의 비밀 연애와 임신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능청스러운 유머와 따뜻한 시선으로 녹여낸 수작이다. 2021년 단편 ‘창문’으로 BIFF에 초청받은 시가야 다이스케 감독은 장편 데뷔작 ‘고양이를 놓아줘’로 부산을 찾는다. 결혼생활이 권태에 빠진 젊은 음악가가 과거의 연인을 재회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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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 감독의 ‘소녀’. BIFF 제공 |
특히 올해는 경쟁작 14편 중 6편이 여성 감독의 작품일 정도로 아시아 여성 영화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대만을 대표하는 배우 서기는 감독 데뷔작 ‘소녀’를 통해 모녀의 갈등과 화해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 작품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돼 주목받고 있다. 쩌우스칭 감독의 ‘왼손잡이 소녀’는 지난해 ‘아노라’로 영화계를 휩쓴 션 베이커 감독이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됐다. 지방에서 타이베이로 이사한 세 모녀가 각자의 문제에 맞서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활기찬 분위기로 그려낸다.
데뷔작 ‘69세’로 BIFF 뉴 커런츠 부문 관객상을 받았던 임선애 감독은 신작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을 선보인다. 수지 이진욱 유지태 금새록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영화로, 실연당한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외에도 이와이 슌지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나가타 고토 감독의 미스터리 서스펜스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와 타지키스탄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삶과 인생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저벨 칼란다 감독의 ‘또 다른 탄생’ 등 여성 감독들의 쟁쟁한 작품이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