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굿뉴스’까지.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의 네 번째 호흡으로 화제가 된 영화 ‘굿뉴스’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굿뉴스’의 변성현 감독과 주연 배우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 카사마츠 쇼 등이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 토크 행사에 참석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굿뉴스’는 정체불명의 해결사 아무개(설경구)와 공군 중위 서고명(홍경)이 납치된 비행기를 어떻게든 서울에 착륙시키려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다. 1970년 일본 적군파 비행기를 납치해 북한으로 망명하려던 ‘요도호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고 제30회 BIFF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변성현과 설경구의 네 번째 만남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오픈 토크 현장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이 몰렸다. 또 ‘굿뉴스’를 홍보하는 대형 신문이 곳곳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제30회 BIFF가 열린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초청작 ‘굿뉴스’의 변성현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변 감독, 배우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 카사마츠 쇼. 김정록 기자

변 감독은 ‘굿뉴스’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블랙코미디 작품을 하고 싶어 사건을 찾던 과정에서 상황 자체가 블랙코미디란 생각이 들어 작품화하게 됐다”며 “40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자신이 연기한 배역 중 가장 독특한 캐릭터를 소화했다고 소개한 배우 설경구는 “배역명이 아무개로, 이름이 없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람인 동시에 어디에도 없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다른 배역과 섞이지 않아 고민했다. 보통 감독들이 ‘연기하지 마라’고 디렉션을 주는데, 이번에는 ‘연기를 하라’는 주문을 받아 카메라를 쳐다본다든 지 과장된 부분이 많은데 그것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캐릭터가 안 섞여도 영화가 될 수 있을지 계속해서 의심했는데 공개 이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변 감독은 “‘설경구 선배님과 3번을 했는데 4번째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새로운 설경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예전의 모습을 찾아 그것을 연기해보자고 생각했고 초기작 ‘오아시스’의 진심 어린 캐릭터를 가짜로 연기하는 것을 제시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변 감독은 “선배님과 다음음 작품은 헤어지자고 합의 봤다”고 웃으며 말했다.

제30회 BIFF가 열린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초청작 ‘굿뉴스’의 변성현(왼쪽) 감독과 배우 설경구가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엘리트 공군 장교이면서 야망 있는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 홍경은 “이 친구가 야망이나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감독님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연기하는 과정이 매우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변 감독과 설경구 모두 홍경에 대한 특급 칭찬을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변 감독은 홍경에 대해 “젊은 배우 중 가장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썼을 때의 캐릭터와 홍경과 이야기하며 만들어간 캐릭터가 조금 달라지기도 했다”고 말했고, 설경구는 “지독하게 열심히 한다. ‘오케이’가 나도 한번만 더 하겠다고 해서 현장에서 홍경의 손가락(한번만 더) 표시가 있을 정도였다. 한국영화를 이끌어 갈 차세대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제30회 BIFF가 열린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초청작 ‘굿뉴스’의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변성현 감독, 배우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 카사마츠 쇼. 김정록 기자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 야마다 타카유키는 “주변과 온도차가 큰 인물로, 그래서 짜증을 내는 캐릭터”라고 소개하며 “일본에서 ‘겨울연가’가 인기를 끌었을 때부터 한국의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제안이 들어와 받아들였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인삿말부터 질문에 대한 대답까지 한국말로 또박또박 대답해 큰 박수를 받은 배우 카사마츠 쇼는 “일본과는 다르게 현장에서 바로 편집해 그것을 배우가 볼 수 있게 하고 저녁식사를 하며 연기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다음 날 현장에서 그것을 반영하는 작업 과정에 매우 재밌었다. 배우 인생에서 아주 보물 같은 시간이었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굿뉴스’는 다음 달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