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천만 영화’란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청춘, 특히 남성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영화 ‘바람’(2009년)의 후속작이 드디어 나온다. ‘바람’의 원작자이자 주연 배우 정우가 직접 주연과 연출까지 맡은 영화 ‘짱구’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받아 관객과 미리 만났다.

2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 토크 행사에 ‘짱구’의 주연배우들이 참석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행사에는 배우 정우를 비롯해 정수정 신승호 조범규 권소현 현봉식 등과 공동연출을 맡은 오성호 감독이 참석했다. ‘짱구’는 ‘바람’ 이후 짱구가 배우가 되기 위해 서울로 떠난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짱구’의 출연진이 20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30회 BIFF 오픈 토프 행사에 참석한 후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정우 정수정 신승호 조범규 권소현 현봉식, 오성호 감독. 김채호 기자

부산 출신답게 “반갑습니다, 짱구입니다!”라고 인사하며 등장한 배우 정우는 “영화 막바지 편집 중에 BIFF 초청 소식을 들었는데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2009년 개봉한 ‘바람’이 좋은 반응을 얻어 1년 정도 후속작 초고를 쓰고 이 프로젝트는 언제 시작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드라마 등으로 바빠져 원고가 창고에 처박혀 있었다. 이걸 김유미(정우의 아내이자 이번 영화 기획자) 씨가 보고 대본이 아깝다고 얘기해 이런저런 과정 끝에 영화로 제작됐다”라며 영화가 나오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이번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은 모두 ‘바람’의 열렬한 팬이었고, 팬심을 안고 작품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신승호는 “‘바람’의 비공식 천만 관객 중 한 사람으로, 불법 다운로드로 정말 많이 봤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좋아했던 영화인데 정우 선배님과 함께 후속작으로 호흡을 맞추게 돼 매우 기쁘며,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이니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로 출연한 배우 정수정은 “제가 맡은 역할은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다. 감독님께서 ‘남자들은 모두 인생에 여주인공 같은 캐릭터가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지만 짱구를 만나 순수했던 예전으로 돌아가는 해방감을 느끼는 인물로, 그 부분에 신경 쓰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배우 정우가 20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30회 BIFF 오픈 토크 행사에 참석해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영화가 영화배우를 꿈꾸는 짱구의 이야기를 다루기에 출연진 모두 오디션 장면 등에서 크게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배우 권소현은 “고3 때 막연히 연극영화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안동에서 서울로 올라와 고시원에서 지냈다. 배우로도 실패하고 미끄러진 경험이 많기에 영화에서 짱구가 역할을 얻기 위해 못하는 것도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우기는 장면을 보며 예전의 제가 많이 생각났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꿈을 좇아 배우가 된 이들이기에 꿈꾸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남달랐다. 배우 현봉식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부딪쳐보고 후회하길 바란다”고 자신의 경험에 비춘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우는 “나이가 들다 보니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너무나 잘 알게 됐고, 그래서 여기 계시는 관객분들이 존경스럽다”면서 “관객을 만나니 설레고 반갑고 이 자리 자체가 매우 감사하다. 여러분 모두 영화제를 즐겁게 즐기시길 바란다”라며 자신의 고향과 BIFF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