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는 음악회 현장 한복판에 있다가 온 느낌을 주는 청소년 소설이다. 아동문학가 최미선의 장편소설 ‘우리의 프렐류드’는 묵직하고 진득해서, 빨리 휘발되지 않고 깊은 맛이 나며 잔향이 오래가는 이야기다. ‘프렐류드’는 음악용어다. 전주곡·서곡을 뜻한다. 전주곡·서곡은 그 자체로 완결성이 있고 훌륭한 음악이면서 동시에 뒤에 올 더욱 무르익은 연주를 예고하고 준비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중학생 상유는 달려드는 슬픔·아픔·불안의 파도를 넘어설까.
피아노 전공을 꿈꾸며 예술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던 상유에게 불행은 갑자기 왔다. 가족이 큰 병에 걸리고 가업이 돌이키기 힘든 곤경에 처한다. 완고한 분위기의 외가에 홀로 맡겨진 상유는 인생 행로가 격변하는 체험을 일찌감치 한다. 상유가 겪는 불행은 중산층 또는 소시민 가정에 언제든 닥칠 수 있다. 불안하고 예민한 상태로 갈림길 앞에 놓이는 청소년에게는 그렇게 닥친 불행이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상유와 비슷하게 위태로운 청소년기를 보낸 음악 교사 정순식, 속 깊고 의젓하지만 어딘지 위태로운 친구 정욱이 선사하는 애정과 우정 속에 상유는 비틀거리면서도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한다. 그런 과정이 진지하게 펼쳐지며 깊은 울림을 전하는 점이 ‘우리의 프렐류드’에서 선명하다. 상유가 선보이는 피아노 음악을 비롯해 클래식 음악 내용이 이야기 흐름과 자연스럽게 맞물려 이 소설은 예술을 소재로 한 청소년 소설로 한 발짝 더 올라선다.
최미선 작가는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아동문학가가 됐다. ‘아동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은 평론가이기도 하다. 경남문학상, 이주홍문학상(연구 부문)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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