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춤 프로젝트 ‘에게로’ 기획공연
- 신진안무가 4인 작품 1년 준비
- 추가 공연 등 유통 확대 시도
- 씨어터링크 활용한 활동 주목
부산 춤 단체 댄스 프로젝트 ‘에게로(EGERO)’가 지난 22일과 23일 부산 중구 민주공원 작은방(소극장)에서 펼친 기획공연 ‘춤 작가 양성 프로젝트_몸틀: 네 가지 시선’은 현재 상황에서 젊은 춤 예술가들의 갈망이 무엇인지 확연히 보여준 자리였다. 동시에 그 갈망을 푸는 데 필요한 체계와 방식을 젊은 춤 예술가들 스스로 시도하고 실험한 현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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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부산 중구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열린 댄스프로젝트 에게로의 기획공연 ‘춤 작가 양성 프로젝트_몸틀: 네 가지 시선’ 중 안희주 안무 ‘Throw off’ 한 장면. 공연사진 전문가 박병민 촬영. 댄스 프로젝트 에게로 제공 |
에게로의 이용진 예술감독은 지난 23일 공연과 ‘관객과 안무가의 대화’ 시간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지속 가능한 창작 기반을 구축하고 서로 연대하면서 성장하는 틀을 짜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번 공연은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라는 의미가 있다.” 그가 말한 ‘지속 가능한 창작 기반 마련과 연대·성장’은 현재 부산 춤 예술계에서 젊은 예술가들이 공유하는 ‘갈망’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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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스 프로젝트 에게로의 기획공연 ‘몸틀: 네 가지 시선’ 공연이 끝난 뒤 안무가 4인과 관객이 작품에 관해 대화하고 있다. |
한때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해 주던 대학 무용학과가 잇따라 폐과되고 신진 유입이 완연히 줄면서 부산 춤 예술의 환경은 나빠졌고 판도는 축소됐다. 그나마 나타나는 적은 신진들은 ‘과연 춤을 계속 출 수 있는지’ 불안해하며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연대할 동료는 잘 안 보인다. 성장할 기회가 쪼그라든 형국이다. 그러니 ‘지속 가능·연대·성장’이라는 갈망은 최근 몇 년 사이 강해졌다.
댄스 프로젝트 에게로는 부산문화재단의 씨어터링크(예술단체와 공연장을 하나로 묶어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선정돼 올해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3년 동안 민주공원을 근거지로 활동을 펼 수 있게 됐는데, ‘지속 가능한 창작 기반 구축’에 모든 것을 걸었다. 이번 기획공연 ‘춤 작가 양성 프로젝트 몸틀: 네 가지 시선’은 이 단체가 어떤 체계와 방식으로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지 보여줬다.
무대에는 젊은 안무가 4인의 작품 4편이 올랐다. 안희주 안무 ‘Throw off’(출연 안희주 엄지민, 멘토 최진한), 강건 안무 ‘러버넥’(강건 이보미, 멘토 지경민), 배진아 안무 ‘부서진 나를 아무도 듣지 못했다’(김민국 배진아 장진솔, 멘토 신승민), 조동혁 안무 ‘Give me’(이현지 조동혁, 멘토 이용진)이다. 이들 작품이 제작된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용진 예술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구상했고, 올해 3, 4월 기획을 확정해 4월과 5월 공연 참가자를 선정했다. 6월에는 워크숍을 하며 멘토를 맡은 중진 무용가들과 젊은 안무자들이 집중 논의를 했으며, 7~10월 네 차례 쇼케이스 공연을 했다.” 그렇게 지난 22, 23일 이뤄진 공연에는 민주공원 소극장 110여 석이 가득 찼다. 다음 달 평가를 거쳐, 내년 에게로가 씨어터링크 사업 일환으로 9~12개 팀을 초청하는 기획공연에서 이들 4개 작품도 공연할 기회를 갖는다.
이렇게 되면, 이번 공연에 나선 젊은 안무가들은 한국 춤계 중견들로 이뤄진 멘토와 함께 작품을 다듬어 유통 가능성을 높이고 더 많은 공연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지금까지 ‘몇 개월 또는 1년 넘게 준비해 하루 공연하고 끝’이던 한계에 지속 가능성이라는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을 끄는 기획이다. 이런 인식과 방식이 확산하면, 춤 공연 제작 방식과 관행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 보기 드물게 ‘과정’을 중시한 이 기획공연에 주목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