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부산서 출토된 원통형 장식품
- 옛 가야 해협교류 네트워크 상징
2025년 을사년은 광복 80주년이자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왔으며, 부산박물관에는 이러한 교류를 상징하는 유물들이 여럿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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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박물관에 소장된 통형동기. |
부산과 일본의 교류는 이미 신석기시대부터 활발했다. 동삼동패총과 범방유적에서 출토된 일본 죠몬(繩文) 토기와 흑요석이 그 증거다. 삼국시대에는 더욱 폭넓은 교류가 이루어져 하지키[土師器]계 토기, 파형동기, 통형동기, 비취 곡옥 등 다양한 교역품이 확인되는데, 대부분 일본에서 온 유물이지만 통형동기는 조금 특별하다.
통형동기는 4~5세기 초 낙동강 하류와 일본 열도의 고분에서 출토되는 길고 둥근 원통형 청동 유물이다. 몸체에는 상하 4개씩, 총 8개의 긴 네모 구멍이 뚫려 독특한 인상을 준다.
내부에는 흔들면 몸체에 부딪혀 소리가 나도록 청동 철 옥 등으로 만든 설(舌)이라는 작은 쇠붙이가 들어 있다. 통형동기는 보통 창의 끝부분인 물미를 장식하는 도구로 알려져 있지만, 의장용 지팡이 장식이라는 의견도 있다.
통형동기 한쪽 끝에는 나무 자루를 끼우는 부분인 ‘공부’가 있고, 자루를 고정하기 위한 작은 못 구멍이 보통 있다. 하지만 부산박물관에 있는 통형동기에는 이 못 구멍이 없고, 자루를 끼우는 부분도 매우 짧다. 이런 점을 볼 때, 만든 후에 다시 다듬는 2차 가공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한반도에서는 주로 김해와 부산 지역에서 통형동기가 출토되며, 이 때문에 당시 이 지역에 있던 금관가야와 전기 가야 연맹체가 향유했던 상징적 물품으로 여겨진다. 반면 일본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출토되어 통형동기를 만든 주체가 가야인지, 왜인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가야와 왜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교류하던 세력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 상징물로 통형동기를 함께 사용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할 수 있다.
옛 가야 사람들은 대륙과 대한해협을 넘나들며 중국 대륙, 한반도, 일본 열도를 잇는 활발한 교류의 중심이 되었다. 통형동기는 이러한 활발한 교류의 현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 중 하나이다. 이 유물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발자취를 따라 부산의 깊은 역사를 되새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