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티 졸업을 앞두고 있다. 남 일처럼 세상에 쏟아지는 각종 조롱의 형태들을 신기하게 구경하다 막상 조롱의 대상이 되니 만감이 교차했다. 문득 지금까지 꿋꿋하게 사용 중인 ‘줄이어폰’에 감정이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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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포티 밈 이미지. |
이어폰이란 물건은 원래부터가 이런 형태였는데, 언제부터 딱 분실하기 좋은 형태의 ‘무선이어폰’이 등장했다. 번거롭게 충전까지 해야 한단다. 밖을 나서기 전에 스마트폰과 전자담배를 충전하고 유사시를 위해 보조배터리를 충전하고, 이어폰까지 충전해야 한다니 과연 세상은 편리해진 게 맞는지 애매하긴 하다. 익숙하고 충전도 필요 없는 그냥 이어폰을 고집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그냥 이어폰을 줄이 달려있다는 이유로 ‘줄이어폰’이라 부른다. 줄이어폰은 레트로 느낌의 감성적인 척 멋을 부리기 위한 아이템이란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 아니 이어폰은 원래…. 이런 항변은 다소 억울할지라도 부질없다.
유행하는 인터넷 밈들은 뉴스보다 빠르게 퍼져나가고 남녀노소, 빈부격차를 가리지 않고 마치 비나 햇빛처럼 공평하게 세상에 쏟아져 내린다. 밈에 무관심하다 해도 밈의 광대하고 촘촘하게 뻗어있는 영향력을 벗어날 수는 없다. 갑작스레 소나기가 쏟아지면 맞는 수밖에 없듯이 말이다. 조롱에 분노하고 극렬하게 저항하는 태도 또한 이해는 가지만 역시 부질없다. 긁혀버린 자들의 극렬한 반응으로 밈은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조롱을 피하기 위해 익숙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원죄처럼 숨기고 부정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지켜가는 것도 격동하는 세상을 버텨내기 위해선 필요한 일이다. 차라리 조롱에 익숙해지고 조롱을 즐기는 태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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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장훈. |
최근 60대의 나이에 화려한 원색의 염색 머리와 옷차림을 하고 코미디언들과 서로 조롱을 거리낌 없이 주고받는 가수 김장훈을 유튜브에서 발견하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세상엔 저런 귀여운 어르신들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자고로 어른이란 귀여운 맛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영포티 졸업을 앞두고 목표를 우선 원대하게 ‘큐티피프티’ 로 정했다. 결코 쉽지 않은 험난한 길일지도 모른다. 귀여운 것과 귀여운 척은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연구하고 노력하다 보면 결국 귀여워지는 건 무리라도 어쩌면 무해한 어른이 되는 경지에는 겨우 이를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