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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작은 영화가 일으킬 새 물결…부산발 ‘시네클럽 운동’ 시선집중

서부산영상센터 ‘뉴웨이브전’…전국 영화인 60명 변화 모색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6-03-08 18:05:0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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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극장 대신 클럽이 중심
- 상영에 창작까지… 주체로 부상
- “새 흐름 확산 부산이 거점 역할”

팬데믹 이후 영화계는 큰 변화를 겪었다. 투자·배급이 위축되며 신작 제작이 줄었고 이에 따라 극장도 줄줄이 문을 닫았다. 영화 관람 문화도 자연스레 달라졌다. 좋은 작품의 개봉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 소규모로 상영하는 ‘시네클럽’ 문화가 확산한 것이다. 현재 부산에는 ’작은영화영화제’ ‘시네마 언노운’ ‘틈새극장’ 등 크고 작은 시네클럽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지난 7일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모두극장에서 열린 ‘뉴웨이브 전초전’ 행사에서 영화인들이 새로운 영화 흐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태훈 기자
이 같은 변화는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영화제나 극장, 평단이 주목한 작품이 영화계의 흐름을 주도하는 작품으로 여겨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네클럽과 관객의 입소문이 작품의 가치를 알리고 평가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 영화 문화의 ‘새로운 물결(뉴 웨이브)’을 알리고 이를 더 큰 파도로 만들고자 머리를 맞댄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지난 7일 오후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강서구 대저동)에서 열린 ‘뉴웨이브 전초전’이 그 자리였다. 행사는 자본과 영화제, 극장 중심의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화 문화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날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에는 전국 시네클럽 관계자, 영화감독, 영화평론가 등 60여 명의 영화인이 모였다. 새로운 영화 흐름을 만드는 전국의 영화인과 시네클럽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은 드문 일이라 영화계에서도 주목했다. ‘시네마테크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 등 한국 영화 문화의 중요한 토대를 만든 부산에서 새로운 영화 문화 흐름을 시작했다는 점도 의미를 더했다.

이번 행사를 주도한 김영광 영화평론가는 “최근 시네클럽이 영화계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며, 앞으로 영화제나 극장만이 아닌 시네클럽과 관객이 함께 이런 흐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 흐름을 알리고 각 참가자가 생각하는 새로운 영화를 공유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행사는 영화 상영과 자유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1부에서는 ‘에스퍼의 빛’과 ‘소리굴다리’ 두 편이 상영됐다. 두 작품 모두 전통적인 기승전결 서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실험적인 영화로, 일반 극장보다 소규모 상영회를 중심으로 관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았다.

2부에서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자유 발언 시간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한 사람당 15분씩 자신이 주목하는 영화를 소개하거나, 빠르게 변하는 영화 문화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대전의 한 시네클럽 운영자는 “2021년 팀을 만든 뒤 상영회를 열고, 그 수익으로 단편영화 제작 워크숍을 운영했다”며 “이렇게 만든 영화가 지금까지 100편이 넘는다. 시네클럽은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창작자를 키우는 역할도 한다”고 소개했다.

한 독립영화 감독은 “자본과 기술에 기대 영화를 만들던 이들은 더 큰 자본과 발전한 기술이 등장하면 흔들리기 마련”이라며 “뚜렷한 목적보다 영화 자체가 좋아서 만들고 상영하는 이들이 새로운 영화 문화를 이끌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전초전을 시작으로 이러한 흐름을 널리 알리고, 관련 논의를 이어갈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이승진 본부장은 “시네클럽이 주체가 돼 새로운 영화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기대된다”며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가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며 새로운 흐름의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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