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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사우나 컨설팅 스타트업 '사사사'가 주최한 소셜 사우나 모임 '사우나단' 활동 모습. 사사사 제공 |
“이번 주 토요일에 같이 사우나 하실 분!” “저요!” “그럼 9시에 ○○ 목욕탕 앞에서 만날까요?”
낯선 이들이 약속 장소에 모여 함께 목욕탕으로 향한다. 이름도, 직업도, 나이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사우나를 즐기는 모임, 이른바 ‘소셜 사우나’다. 부산의 사우나 컨설팅 스타트업 ‘사사사’의 정인모(35) 대표는 올해 1월부터 소셜 사우나 모임 ‘사우나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목욕탕에 대한 추억과 소셜 네트워킹을 접목해 행사를 기획했는데 참가자를 모집할 때마다 조기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며 “특히 20~30대의 참여가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사양길에 접어든 것으로 여겨졌던 ‘목욕탕’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목욕탕이 스마트폰과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해방감을 느끼는 ‘디톡스 콘텐츠’로 재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목욕을 ‘휴식’과 ‘회복’의 경험으로 재해석하며, 자연에서 이동식 사우나를 경험하거나 러닝 뒤 함께 목욕하며 마무리하는 등 ‘목욕 문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외에서도 목욕을 웰니스 콘텐츠로 조명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목욕 왕국’ 일본의 수도 도쿄에는 대형 신상 사우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술잔을 기울이는 대신 사우나에서 땀을 빼며 교류하는 10~30대 젊은 손님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에서는 전통 대중목욕탕 ‘하맘’을 고품격 웰니스 공간으로 재단장해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용요금은 비싸지만 세신부터 마사지, 관리 후 즐기는 호화 디저트까지 제공돼 외국인 여행객 사이에서 꼭 한번 체험해 봐야 할 관광 코스로 인기가 높다.
목욕과 관련,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사사’의 사우나 모임이 MZ 사이에서 새로운 체험 콘텐츠로 떠오른 데 이어, 목욕탕을 콘셉트로 한 영도의 카페 겸 라운지 ‘일렁’과 온천장의 옛 목욕탕도 외지에서 온 젊은 관광객의 ‘인증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목욕 문화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흐름이 확산되는 만큼 이를 지역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은 동래온천과 해운대온천 등 온천 자원이 풍부하고, ‘목욕탕 굴뚝’이 만든 독특한 경관과 이태리타월·자동 등밀이 기계를 탄생시킨 목욕 문화사까지 품고 있다. 이런 자원을 활용한다면 ‘관광 도시 부산’의 새롭고 색다른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동서대 권장욱 관광경영·컨벤션학과 교수는 “부산이 품고 있는 목욕 자원을 지금의 사우나 붐과 연계해 세련되게 브랜딩할 수 있다면 지역의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