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목욕을 라이프 스타일로 재해석하려는 흐름이 싹트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목욕탕’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흐름으로 만들고자 하는 이가 있다.
2023년 국내외 목욕 문화를 다룬 잡지 ‘집앞목욕탕’이 등장했다. 이 잡지는 목욕을 매개로 지역과 사람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내며 목욕을 하나의 문화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잡지를 펴낸 이는 부산의 도시 브랜딩 전문 기업 싸이트브랜딩의 목지수(52·사진) 대표다. 그는 목욕탕 잡지 외에도 목욕탕 정기 휴업일에 맞춰 목욕탕을 체험형 전시장으로 꾸미는 행사 ‘몰래탕’을 기획했고, 영도구 봉래동의 대중목욕탕 봉래탕 건물 5층에 카페 겸 목욕 라운지 ‘일렁’을 여는 등 목욕 문화를 확장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카페도 본래 기능은 ‘커피를 마시는 장소’지만 실제로는 커피를 매개로 한 교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죠. 언젠가 목욕탕도 목욕을 매개로 한 휴식과 교류 공간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목욕은 체험하지 않으면 대체될 수 없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드디어 그 흐름이 온 것 같아서 기뻐요.”
목 대표는 사우나 열풍에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가 오래전부터 주목해 온 목욕 문화의 가능성이 이제야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목욕 문화를 둘러싼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욕을 다양한 형태로 풀어내려는 시도가 나오지만 아직은 목욕 시설 방문 후기나 평점을 공유하는 등 ‘평가’ 위주의 움직임이 주된 콘텐츠인 것 같아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죠. 이러한 면에서 국내 사우나 붐은 이제 시작이라고 봅니다.”
그는 이 초기 흐름을 부산이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은 온천과 목욕탕, 찜질방 등 풍부한 목욕 자원을 갖춘 도시인 만큼 이를 어떻게 매력적인 문화콘텐츠로 엮어내느냐에 따라 부산만의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은 목욕 자원이 충분한 도시인 만큼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유리하게 수요를 끌어올 수 있습니다. 지금껏 해온 것처럼 목욕을 중심에 둔 콘텐츠를 계속 선보이며 목욕탕의 매력을 알릴 것입니다. 언젠가 부산을 소개할 때 쓰이는 여러 수식어 사이에 ‘목욕 수도’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붙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