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춤이 또 젖었네
내 딴에는 바로 봤는데
왜 그때 내 어른께
잘해드리지 못했던가
내 젖은 바지춤을 마냥
추키면서 생각네
늙으면 몸이 이곳저곳 탈이 나서 주인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불편한 곳이 갈수록 늘어나고 자신도 모르게 움직일 때 신음이 나오게 된다. 젊은 사람은 이해를 못한다. 칠칠하지 못하게 왜 저러실까? 눈살을 찌푸리고 마냥 짜증 낸다. 아파보지 않고 늙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시인은 바지춤이 젖는 나이가 되어서야 아버지를 가슴 아프게 다시 만난다. 깊은 회한으로 아버지를 떠올린다. 안타깝고 후회스럽다. 살아계실 때 잘해 드려야 했는데 왜 그때는 그랬을까?
누구나 늙고 병들고 그러다가 떠난다. 저쪽에 아직 닿지 않았더라도 시들고 있는 카네이션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