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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모니터링 공감대…중·장년층 예술가도 관심 둬야

부산 예술 지원 패러다임이 바뀐다 <하> 좌담, 현장 목소리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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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장소 = 7월 15일 부산문화재단 3층 회의실

▶참석자 ▷손몽주 시각예술 작가 ▷송교성 문화예술 플랜비 대표 ▷심문섭 ㈜예술은공유다 대표·공연예술 프로듀서 ▷정광모 소설가 ▷김현정 부산문화재단 예술창작본부장


# 손몽주 작가

- 5, 10년 믿고 맡기는 지원 기대
- 타지 작가 이주 웰컴정책 제안

# 송교성 대표

- 작품 중심 평가체계 개선 시급
- 선정작품 연계·확장 ‘순환’ 필요

# 심문섭 대표

- 마라톤하듯 중장기 시스템을
- 공연예술 종적 구조 연결 고려

# 정광모 소설가

- 장르간 협업 공공지원 밑바탕
- 새로운 시도엔 행정 융통성을

# 김현정 본부장

- 더많은 작품이 향유자 만나길
- 절차·진행방식 현장맞춰 개선
지난 15일 부산문화재단 회의실에서 부산 예술지원 체계와 방식 변화에 관한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국제신문 조봉권 선임기자, 정광모 소설가, 손몽주 작가, 심문섭 ㈜예술은공유다 대표, 송교성 플랜비 대표, 김현정 부산문화재단 예술창작본부장. 김성효 선임기자
부산 문화예술 현장에서 현재 매우 활발하게 펼쳐지는 ‘지원 체계와 방식 변화’에 관해 상편과 중편 보도를 통해 알아봤다. 하편에서는 예술가와 전문가, 부산문화재단 관계자 좌담을 통해 이런 변화에 관한 의견·비평·제언을 들어봤다.

■“환영! 지금 필요한 접근법”

김현정=‘부산문화예술지원 3.0’에서 ‘창작 지원’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그런 지원을 거쳐 창작된 작품이 더 많은 시민을, 더 오래 만나고, 영향력과 존재감을 키우며, 작가와 기획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짜야만 한다는 판단이 ‘3.0’에 깊이 반영돼 있다. ‘유통’이란 표현 또한 이런 측면을 강조할 뿐 상업성을 뜻하지 않는다. 다년 지원, AI 등 새 영역 개척, 준비 단계 지원, 새로운 형태 공간 등 영역은 다양하다. 그런 점에서 ‘단순 창작 지원을 넘어’라고 표현한 것이다.

송교성=부산의 ‘예술지원 1.0’은 2010년대 이전까지 부산시 주도로 협회·단체 중심으로 소액다건 나눠주기식 분배 시기였다. 2.0은 다원예술·공공예술로 지원 범위를 넓히고 창작 지원과 정산 체계를 개선한 단계다. 2.0은 2009년 문화재단 출범과 관계가 깊다. 3.0은 창작 지원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영역 확장과 유통에 방점을 찍는다. 다년 지원 확충도 중요하다. 창작물이 시민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유통·향유될지 입체로 고민하는 의미 있는 시도로 본다.

심문섭=1.0과 2.0 시절을 모두 경험한 현장 예술가로서 3.0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 1.0 때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인터뷰 심의 한 번으로 지원이 결정되곤 했다. 이후 문화재단 설립, e나라도움 시스템 도입 등을 거치며 체계화됐다. 지난해 8월 문화재단이 3.0의 얼개를 발표한 경청회 현장에서 “기존 지원 방식이 100m 달리기였다면, 이제 마라톤을 달릴 중장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듣고 기대를 걸었다. 필요한 방향이다. 틀은 잘 짜였으나, 프로듀서이자 극장 운영자로서 몇 가지 아쉬움은 있다.

손몽주=2001년 대학을 졸업한 우리 세대는 문화재단 지원과 함께 성장했다. 재단 시책 변화는 작가들 작업 심화에 영향을 끼쳤다. 11년 전 홍티아트센터 입주 작가였을 때, 다수 작가가 작업 기간이 너무 짧다고 느껴 기간 연장을 건의했더니 수용돼 제도가 바뀐 기억이 있다. 현재 청년 지원은 풍부한데, 중·장년 작가는 작업을 많이 포기한다. 시각예술은 여전히 작품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이 있다. 이런 상황도 깊이 들여다봐주기 바란다.

정광모=유통하고 독자와 소통하는 1차 책임은 작가에게 있다. 공공 지원은 물론 소중하다.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를 쓴 작가 얀 마텔이 캐나다 문화재단의 다년 지원 덕에 창작에 전념할 수 있었다며 쓴 감사의 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런 시너지가 필요하다. 양쪽 다 열심히 해야 한다. 2025년 내가 ‘포커스온’에 선정됐을 때, 내 소설집 ‘어느 멸종의 연대기’를 한 시인이 읽고 시를 쓰는 협업을 해 전시하고 책도 낸 성과가 있었다. 이런 시도는 단순 창작 지원으로는 불가능하다. 장르 간 협업 사례가 층층이 쌓여야 한다.

■각론 들어가면 아쉬운 점이

심문섭=첫째 아쉬움은 중장년층 예술가에게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점이다. 청년 지원 확대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중장년 예술인 상황을 보며 청년도 ‘나이 들면 우리도 지원에서 배제되나’ 하는 불안감을 느낀다. 둘째는 유통의 초점이 ‘해외 진출’에 편중돼 최종 목표처럼 비친다. 진정한 유통은 한국과 부산에서 관객을 만나는 데서 시작한다. 관객과 접점을 고민하지 않고 급조한 작품이 기존 교류 방식을 쓰면서도 ‘유통’인 것처럼 포장되는 건 걸러내야 한다. 심의·평가·모니터링 발전도 아주 중요하다.

손몽주=공감한다. 모니터링 사업의 진화가 중요하다. 나는 갈수록 ‘대중성’이라는 단어가 소중해진다. ‘대중’의 니즈와 댓글 호응이 훨씬 세심하고 날카로울 때가 많다. 이 모두가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세심한 모니터링의 주체로 ‘시민 참여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송교성=3.0에 걸맞은 시민 참여형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 3~5년 내 “문화재단 포커스온 선정작이니 꼭 보러 가자”는 인식을 만들자. 이를 위해선 평가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 지원을 받은 우수 작품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국제 유통이나 포커스온)로 연계되거나, 비팜(BPAM)·부산비엔날레로 확장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진정한 ‘순환’이 일어난다. 작가와 작품을 분리해, 작품 중심으로 잘 지원한다면 독식 논란 등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어쨌든 ‘순환 고리’는 미비하다.

정광모=부산 문단에서 좋은 작품은 꾸준히 나온다. 글로벌 OTT 등장으로 드라마 각색 수요가 폭증하고 업계는 콘텐츠 확보 전쟁 중이다. 부산은 각색 부문이 취약하다. 다양한 장르 협업을 이끄는 3.0이 이를 메워줄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정산과 회계 검증을 철저히 하는 노력을 좋게 본다. 그런데 굿즈 제작 등 새로운 시도에 행정 기준을 너무 까다롭게 적용해 힘들기도 했다. 안내가 강화되면 유용할 것이다.

김현정=현재 문화재단이 시도하는 일련의 변화에 안팎의 큰 관심이 쏠림을 느낀다. 예술가와 시민, 예술가와 예술가가 힘을 모아 부산이 글로벌 문화 도시가 될 발판을 놓는 데 3.0의 초점이 있다. 폭넓게 의견을 듣고 보완하고자 한다.

■“예술가의 높은 소명 의식도 중요”

심문섭=3.0에 좋은 내용이 많지만 효율적 작동 여부는 별개다. 특히 공연예술에서는 작품이 대본 작업-공연-유통-해외 진출까지 ‘종(縱)적 구조’로 흘러가는데, 현재 지원 사업은 이를 뚝뚝 끊어놓은 느낌이 있다.

손몽주=공간 정책도 제언하고 싶다. 시각예술에서 중요한 주제다. 도심 유휴 공간을 활용한 레지던시나 아트 스테이가 활발한데 작가를 몇 달마다 옮기게 하기보다 5년, 10년씩 믿고 맡기는 장기 지원책도 필요하다. 예술성 심화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문화재단의 변화 시도에 다른 지역 예술가들도 관심이 높다. 서울·경기에서 부산으로 주소지를 옮기는 작가도 있다. 이들을 맞는 ‘웰컴 정책’도 생각해 본다. 열린 도시 부산이 예술가를 믿고 장기적인 지원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

정광모=3.0에서는 작가들이 더 높은 소명 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세금으로 이뤄지는 공적 지원 아닌가. 예술은 수치로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성심성의껏 노력하는 작가가 제대로 평가되는 체계가 정교하게 작동해야 한다. 3.0의 효과는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 비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김현정=현장 말씀을 무겁게 듣고 깊이 새긴다. 행정 절차나 예산 주기가 예술 현장의 타임라인과 맞지 않는다는 고민에서 출발해 지원 공고를 앞당기는 등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한성1918’을 비롯한 10여 개 창작공간을 입체적으로, 열린 소통 공간으로 운영하는 것 또한 3.0에 포함된다. 현장 지적을 반영해 올해는 평가와 환류 체계를 고도화하고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

■뿌린 대로 거둔다

송교성=3.0으로 오면서 재단과 현장 예술가 사이에 신뢰가 두터워졌다. 직원들의 헌신에 감사하며, 3.0 안착을 통해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심문섭=예술 콘텐츠의 유통과 확산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려면, ‘예술가는 아니되’ 기획 등을 수행하는 인력이 생태계 내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정광모=최근 몇 년 예산이 뒷받침됐고. 현장이 호응하면서 재단의 변화 시도는 부산을 위해 정말 좋은 기회를 열 국면에 왔다. 10, 20년 뒤를 보는 장기 계획이 꼭 필요하다.

손몽주=‘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지금 완벽하지 않더라도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고쳐 나간다면 2, 3년 뒤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것이다.

※ 공동기획: 부산문화재단,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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