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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미운 네살’의 마음 들여다봐요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6-08-13 18:22:23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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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운 네살’의 마음 들여다봐요

내 마음도 있지!- 조현숙 글·그림 /길벗어린이 /1만5000원

커다란 우주를 그린 건 벽에 낙서한 말썽. 무지개를 찾고 싶어 뛰어다닌 건 흙탕물 튀긴 말썽. 엄마를 위해 정성껏 케이크를 만든 건 주방을 어지럽힌 말썽. 네 살 아이의 마음과 행동을 어른들은 미처 몰랐다. ‘미운 네 살’이라는 말처럼, 이 시기 아이들은 이유 없이 고집을 부리거나 떼를 쓰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 아직 서툴러 생긴 오해와 솔직한 마음이 뒤엉켜 있다. 같은 상황을 부모의 시선과 아이의 시선으로 보여주며, 서로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그림책.


# 삶이 벅찬 순간에도 희망은 있다

새들의 사회성- 편혜영 지음 /문학동네 /1만7500원

국내외 여러 문학상을 받으며 굳건한 소설 세계를 구축한 편혜영의 신작 소설집. 삶의 예측 불가함을 긴장감 넘치는 단문으로 담아낸 ‘어쩌면 스무 번’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이다. 이번 작품집은 주로 사회적 심리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처한 어린 사람들 이야기다. 8편의 소설은 인물들이 자신의 삶에 드리운 어려움을 안간힘을 써서 통과해 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아무리 애를 써도 끝내 해결하기 요원한 삶의 벅참을,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미약한 희망과 우정을 그려냄으로써 그간의 편혜영 소설이 쉽게 허락하지 않았던 애틋함과 슬픔을 느끼게 한다.


# 산에 왜 KTX역을 만들었을까

외톨이 역을 지나며- 전현우 지음 /민음사 /3만 원

KTX를 타고 경주역에 내리면 사방이 산이다. 유적지로 가려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몇십 분을 가야 한다. 가능한 한 빨리 차를 타고 벗어나야 하는 외톨이 역이다. 2026년 한국에는 포항 경주 군산 진주 원주 남원 등 외톨이 역이 많다. 교통 철학자이자 철도 전문가인 전현우 저자가 ‘거대도시 서울 철도’ ‘납치된 도시에서 길 찾기’를 잇는 ‘철도 3부작’ 마지막 권을 냈다. 경상과 전라 사이 연결 부재, 소외된 삼남(三南)의 현실. 수많은 사람에게 이동의 불편을 준 문제에는 열차 배선에서 도시의 역사까지 층층이 얽혀 있다.


# 상처 받은 이, 마음 근력 처방전

넘어진 만큼만 아파하기로 했다- 이현재 지음 /부키 /1만9000원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직장 가족 학업 연인 관계 등에서 매일 크고 작은 상처를 경험한다. 하지만 상처에 대한 반응은 다르다. “왜 나한테만 늘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어떤 이는 며칠 동안 머릿속으로 반복 재생하며 괴로워하고, 누군가는 “운이 없었네!” 툭툭 털고 일어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현재는 ‘상처’ 그 자체보다, ‘상처에 붙인 의미’가 우리를 괴롭힌다고 짚어준다. 이 책은 자주 좌절하고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가혹한 자책이나 자기연민 대신 상처를 삶의 자연스러운 무늬로 받아들이는 법을 제안한다. 상처에 휘둘리지 않고 일상의 리듬을 회복하는 마음 근력 처방전이다.


# 수천 년 지혜 담은 ‘마음 한자’

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 우승희 지음 /추수밭 /1만9000원

부당한 상황에서 화를 다스리는 ‘인내(忍耐)’. 한자를 보면 심장(心) 위에 얹힌 칼날(刃)을 바라보듯 나를 해치는 감정에 사로잡히지 말 것을 권하는 의미이다. 인내는 참고 견딘다는 정적인 의미를 넘어 질서 회복을 도모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말한다. 우승희 고전학자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내면을 오가지만 그 의미를 알지 못했던 ‘마음 한자’ 70 단어를 선별해 풀어냈다. ‘각오(覺悟)’ 나를 깨닫는다. ‘낙심(落心)’ 떨어져야 보이는 것들. ‘방황(彷徨)’ 헤매며 천천히 걷기 등. 수천 년의 지혜를 담은 단어들이다.


# 약자 억울함 씻어준 법정 분투기

지키기 위해 지지 않기 위해- 김세희 지음 /생각의힘 /1만9800원

아동성폭력 공인전문검사, ‘부산 돌려차기 사건’ 수사검사 김세희 에세이다. 저자는 2010년 검사로 임관하여 성폭력 사건을 비롯해 1만9500건의 형사사건을 처리했다. 그리고 사건이 아닌,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것은 평범한 국민이 살아가는 집과 학교, 골목과 직장, 가정 안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친족 성폭력 피해자, 아동·청소년 피해자, 가정폭력 피해자처럼 법의 보호가 절실하지만 자신의 피해를 말하기 어려웠던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억울함을 씻어주기 위해 분투했던 치열한 시간을 고백한다.


#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

8월과 9월 사이- 안효희 시집 /산지니 /1만6000원

1999년 ‘시와사상’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안효희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이전에 낸 세 권의 시집에서 존재의 문제를 꾸준히 탐구해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그 세계를 확장한다. 수록한 57편의 시는 현실과 초현실, 이곳과 저곳, 8월과 9월 사이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들의 자리를 묻는다. 시인은 “지도에 없는 나를 찾아 평생을 헤매었다”고 고백하며 등이 굽고 눈이 먼 채로 안개 가득한 현실을 지나온 시간을 풀어놓는다. 사물들 사이 어딘가에 서서, 무엇과도 연결될 수 있는 감응의 촉수를 뻗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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