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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천박물관의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 기획전 전시 전경. 김성효 선임기자 |
1996년 10월의 복천박물관(부산 동래구 복천동) 개관은 부산 시민에게 문화 충격이었다. 박물관이라면 으레 남구 대연동 ‘부산광역시립박물관’ 하나뿐인 게 당연하다고 여기던 시절이다. 대학교 박물관이 있긴 했지만, 시민에게는 데면데면한 존재였다. 복천동 고분군 발굴 성과라는 ‘특수한’ 성취물을 집대성해 연구·보존·전시하고자, 부산시가 발굴 현장 한복판에 아예 새로 복천박물관을 짓는다는 발상은 문화 영역에 다양성·전문성·가능성의 시대가 왔음을 알린 큰 사건이었다.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복천박물관이 말(馬)을 몰고 왔다. 복천박물관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함께 달린 시간 - 우리 곁의 말 이야기’를 지난달 22일 시작해 오는 11월 22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최근 찾아가 본 이 특별기획전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전시물이 다채롭고, 구성은 알찼다.
먼저, 도기 말머리장식 뿔잔(보물·국립김해박물관 소장)부터 말머리가리개 재갈 말방울 말띠드리개 등 복천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다양한 가야의 말갖춤이 눈길을 끈다. 복천동 유물은 당시 부산 모습을 상상하게 해준다. 복천동 고분군 인근 낙민동패총(동래패총)에서 나온 말 모양 토우(국립중앙박물관 소장)는 목과 가슴에 격자 무늬 선이 새겨졌다. 고대인이 말갑옷을 표현해 놓은 것이다. 부산 지역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말 문화가 번성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나무를 깎아 만든 꼭두·일직사자·월직사자 등 20세기 무속과 민간 신앙에 등장한 말 모습, 조선 시대만 해도 말과 사람이 얼마나 친근한 존재였는지 보여주는 병풍, 말의 질병과 치료법을 정리한 ‘마의방’과 약통·침통 등 예상을 넘는 다채로움이 있다. 최근 학계에 보고됐다는 ‘함안 말이산 75호분 출토 말갖춤’은 처음 공개한다. 그러고 보니 2026년은 병오년 말의 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