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래(사진) 시인이 시집 ‘진달래꽃은 낮은 포복으로 산을 오른다’를 펴냈다. 시집 제목은 수록 작품 ‘진달래꽃’ 안에 담긴 시구에서 가져왔다.
“요양병원 복도 끝/ 여든의 노인이 매일 같은 자리에서/ 늙은 아내에게 조용히 밥을 떠먹인다//아내는 기억의 바깥에 머물러/ 그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 (중략) 아내는 그를 잊었고/ 아내의 잊힌 기억의 윤곽까지 끌어올리며/오늘도/ 수저를 든 노인의 얼굴 위에/ 불그스레 꽃이 피어난다// 오월이 지나는 요양병원 산 능선 따라/ 진달래꽃은 낮은 포복으로 산을 오른다.” 시인의 실제 삶이 시로 배어 나온 작품으로 다가온다.
그는 1969년 KBS 공채 아나운서가 됐다. 김 시인은 6·25 전쟁 때 부모를 잃었다. 아동보호시설에서 힘겹게 성장하면서도 그는 독하게 좁고 어려운 관문을 뚫고 공영 방송 아나운서가 됐고, 2004년 KBS 부산에서 정년퇴직한 뒤 시인으로 수필가로 화가로 활동한다.
힘든 인생길을 거쳐 예술 곁에서 노년을 보내는 그가 낸 이번 책은 12년 만의 신작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