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새로운 대항해 시대, 부산은 대한민국의 북극항로 출발점이다. 송진욱 그림. 서유재 제공 |
- 온난화가 얼어붙은 바닷길 녹여
- 북극항로 시대 청소년 입문서
- 이상기후·자원경쟁 등 과제 짚어
- 핵심 거점 부산항 모습도 생생
‘북극항로’. 자주 듣는 용어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부산은 대한민국의 북극항로 출발점이다. 2026년 8월 22일 대한민국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위해 부산신항을 출발했다. 이쯤 되면 북극항로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겠는데 전문서적은 좀 부담스럽다. 이럴 때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책을 권한다.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얻기에 딱 좋다.
‘별이와 북극여우’ ‘오만데 삼총사의 대모험 2’ 등을 펴낸 박미라 작가가 초등 중학년을 위해 쓴 인문교양 논픽션 ‘그래서 북극항로가 뭐예요?’. 책 제목에서 눈을 반짝이며 질문하는 어린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질문에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우물거리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기 바란다.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 이는 기후 위기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꽁꽁 얼어붙어 있던 바닷길이 열리고 있다. 새로운 대항해 시대를 여는 북극항로이다. 우리나라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아시아와 유럽을 이어 온 기존 수에즈 운하 길보다 거리는 약 35퍼센트, 시간으로는 10일이 단축된다. 세계 각국이 북극항로를 새로운 경제적 기회로 주목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지구의 냉장고 역할을 하던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상 기후와 북극 생태계 파괴뿐만 아니라 북극의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세계 열강들의 갈등도 인류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이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15세기 대항해 시대를 이끈 마틴 프로비셔, 헨리 허드슨 등의 탐험, 프랭클린 원정대의 비극, 노르덴셸드와 아문센의 북동·북서항로 개척 과정 등 역사적 서사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들려준다. 대한민국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활약과 북극항로 시대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 중인 부산항의 과거와 현재 미래도 생생하게 보여 준다. 북극항로 개발로 생기는 문제들과 이를 위해 국제사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도 꼼꼼하게 담아냈다. 북극항로와 관련 있는 역사 인물, 북극 생태계의 변화와 위기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북극 원주민과 동식물들, 대한민국의 북극항로 출발점인 부산의 또래 친구 등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짧은 편지로 풀어 입체적으로 풀었다.
7장은 ‘새로운 새항해 시대-북극항로 허브 도시 대한민국 부산’ 편이다. 새로운 바다의 시대, 부산이 북극항로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려준다. 7장의 마지막에는 저자가 부산의 초등학생 입장에서 보내는 편지글이 있다.
“너희는 지도를 볼 때 우리나라가 대륙의 끝에 매달린 작은 나라라고 생각했니? 지도를 거꾸로 한번 돌려 봐! 그러면 부산은 끝이 아니라 드넓은 태평양과 신비로운 북극해로 뻗어 나가는 시작점이 되거든. 지금 우리 부산은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느라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 부산항에는 로봇들이 척척 짐을 옮기는 스마트 항만이 건설되고 있고 바다와 육지, 하늘까지 이을 수 있는 커다란 가덕도 공항 건설도 준비 중이야. 특히 내가 사는 동구는 해양수산부가 옮겨 온 곳이라 오랜만에 사람들이 북적거려서 가게 사장님들도 신바람나게 일하고 있어.”
지도를 거꾸로 돌려보았다. 부산이 활짝 열린 바다를 보고 있다. 설레는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편지를 마저 읽어보자. “부산 사람들은 예전부터 가마솥처럼 뜨거운 열정을 가졌기로 유명해. 그 열정으로 이제는 전 세계 바닷길을 그리는 ‘바다의 설계자’가 되려고 해. 전 세계가 연결되는 멋진 도시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