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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만난 BIFF 박광수 이사장이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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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도약했습니다.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이 인정하는 A-리스트 영화제가 됐고,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인정하는 영화제에도 이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칸, 베니스, 베를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영화제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31회 BIFF가 지난 15일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간의 여정을 마쳤다. 올해 BIFF는 국내 영화계의 위기 속에도 11년 만에 관객 수 20만 명을 돌파하며(국제신문 지난 16일 자 1면 보도) 극장과 영화제의 존재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난해 신설한 경쟁 부문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고, 세계적인 거장과 스타들이 부산을 찾아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폐막식이 끝난 뒤 다음 날인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만난 BIFF 박광수 이사장은 올해 영화제의 성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영화 소비 방식이 급변한 상황에서도 극장과 영화제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의 가치를 확인했다는 점에서였다.
“올해 BIFF가 흥행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영화제를 다녀간 관객들 사이에서 ‘영화제가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즐기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지만,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 모여 작품에 몰입하는 경험은 여전히 특별하죠. 4000명이 야외극장에 모여 한 편의 영화를 보며 함께 울고 웃는 ‘오픈 시네마’나 우연히 선택한 작품에서 뜻밖의 감동을 얻는 ‘우연한 발견’은 영화제에서만 누릴 수 있는 묘미입니다. 이런 경험은 다른 어떤 매체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BIFF는 관객의 선택권을 넓히는 데도 공을 들였다. 사상 처음으로 개막일을 화요일로 앞당긴 데 이어 첫 주 상영 회차 확대, 예매 시스템 개선 등이 대표적이다. 박 이사장은 이 같은 변화가 기존 관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영화제가 활기를 이어가려면 새로운 관객이 끊임없이 유입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영화제의 문턱부터 낮춰야죠. 올해 여러 부분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당장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상영관 확보입니다. 영화의전당 인근에서 소화할 수 있는 상영 횟수가 한계가 있기에 내년부터는 서면 등 다른 지역의 영화관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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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린 지난 15일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영화 ‘빵과 책’으로 부산어워드 대상을 받은 마지드 마지디 감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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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설된 경쟁 부문 역시 올해 주요 관심사였다. 특히 올해부터 대상 수상작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이 주어지면서 수상 결과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아시아 영화 13편이 각축을 벌인 끝에 영예의 대상은 이란의 거장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빵과 책’에 돌아갔다. 박 이사장은 “대상의 품격에 걸맞은 작품이 선정됐다”고 호평하면서도, 경쟁 부문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경쟁 부문을 도입한 취지는 그해 아시아 최고의 영화를 선정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경쟁작 13편 중 12편이 프리미어로 상영됐을 정도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BIFF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다른 영화제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작품들이 모였다고 볼 여지도 있죠. 경쟁 부문이 ‘제2의 뉴 커런츠상’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다른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됐더라도 작품성이 뛰어나다면 적극적으로 선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 이사장은 영화제와 OTT의 관계에 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관객의 영화 소비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영화제 역시 극장 개봉작만을 고집하기보다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관객이 OTT를 많이 이용하면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OTT 작품에 더 많이 출연하게 됩니다. 영화제도 이런 흐름에 반응할 수밖에 없죠. 지금까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관계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끝으로 박 이사장이 그리는 BIFF의 미래에 관해서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우선 과제로 경쟁 부문이 안착한 다음 목표로 ‘글로벌 영화제’를 제시했다. 지난 30년간 BIFF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를 표방했다면, 이를 넘어 칸 베를린 베니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영화계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다.
“해외에 나가면 달라진 BIFF의 위상을 실감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경쟁 부문을 제대로 안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그 다음에는 더 큰 무대를 바라봐야죠. 전 세계의 작품이 경쟁하고, 칸과 베니스, 베를린에 견줄 만한 ‘글로벌 영화제’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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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리고 있다. 김진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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