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인간이 자신을 가장 치열하게 이해하는 방식이다.” ‘빛이 흐르는 자리’에 해설을 쓴 김정화 문학평론가의 말이다. 이 책은 부산에서 오래 살아오면서 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그려온 21명의 여성 작가가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어 써 내려간 고백이자 연대의 기록이다.
한국 근현대사를 살아낸 노년 여성의 서사를 발굴 기록하여 세대 간 공감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기획된 ‘에세이로 읽는 여성 서사’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제1집 ‘어제보다 환한 오늘’, 제2집 ‘화전수전’에 이은 책이다.
이번 3집에는 특히 저자들의 엄마 시어머니 외할머니와 주변 할머니들에 대한 다양한 서사가 담겨있다.
21명의 여성 작가는 거칠고 투박한 세상 속에서 어머니 아내 며느리 그리고 딸로 살아왔다. 여러 이름으로 불렸지만, 끝내 ‘나’라는 존재의 빛을 잃지 않았던 여성들의 삶이 담담하고도 묵직한 문체로 펼쳐진다.
이 책은 단순히 지나간 세월을 회상하는 사적 푸념이나 주변부의 기록에 머무르지 않는다. 상처 입고 해진 서로의 마음을 기꺼이 기워주는 우정과 사랑, 지워지지 않는 기억 속 얼굴들을 소환해 내며 비로소 ‘나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하는 여성들의 용기 있는 성장 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