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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린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을 찾은 관객들이 레드카펫 행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드롭존에 입장하기 위해 일찍부터 줄 서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 열흘간 여정 시작에 시네필 열기
- 굿즈숍 순식간에 200여 명 몰려
- 드롭존 대기줄 1등 70대 일본인
- 공로상 김동호 전 BIFF 이사장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화요일에 문을 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6일 영화의전당(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주초 개막이라는 새로운 시도에도 BIFF를 향한 관객의 열기는 뜨거웠다. 매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화제작의 티켓을 구하려는 관객의 ‘오픈런’이 이어졌고,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 마련된 굿즈숍에는 원하는 물건을 사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화요일에도 ‘북적’
올해 BIFF는 기존 개막요일인 수요일보다 하루 앞당겨 사상 처음으로 화요일에 개막했다. 주초 개막인 만큼 비교적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장은 이른 아침부터 관객으로 북적였다. 특히 매표소와 굿즈숍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는 20대 초반 대학생이 상당수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매표소에 오픈런 행렬을 이룬 이들 사이에 가장 인기작은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었다. 오전 7시부터 매표소 앞에 줄을 섰다는 대학생 백지연(22) 씨는 “‘가능한 사랑’을 보고 관객과의 대화(GV)에도 참석하고 싶어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대학생 문소연(22) 씨도 “‘가능한 사랑’을 BIFF에서 꼭 보고 싶어 표를 구하러 왔는데 성공해서 기쁘다”면서 “온 김에 굿즈숍도 둘러볼 생각”이라며 웃었다.
지난해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BIFF 굿즈의 인기는 올해가 더 뜨거웠다. 낮 12시에 찾은 야외광장의 굿즈숍 ‘p!tt(피트) 그라운드’에는 200명이 넘는 인파가 늘어서 혼잡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온 김환희(20) 씨는 “굿즈도 사고 영화제 행사도 즐기려고 처음 BIFF를 찾았다”며 “올해 새롭게 나온 ‘1996 토트백’을 가장 갖고 싶어 줄을 섰다”고 말했다.
올해는 날씨도 영화제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았다. 이날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24도로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였다.
지난해 9월 중순 개막 땐 낮 최고기온 33도의 무더위 속에 치러 ‘역대 가장 무더운 영화제’로 기록됐던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외국인 관객들 “여행과 BIFF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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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전당에 마련된 굿즈숍에서 제품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몰린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특히 이날 개막 현장에는 여행을 겸해 영화제를 찾은 외국인 관객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특히 레드카펫을 밟는 스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드롭존’의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드롭존은 개막식 표가 없어도 선착순으로 입장해 레드카펫을 지켜볼 수 있는 관객석이다.
드롭존 대기 줄에 가장 먼저 도착한 관객은 일본 나고야에서 온 타카하시 아키에(73) 씨와 츠카다 세이코(75) 씨였다. 타카하시 씨는 “어제 부산에 도착해 관광을 즐긴 뒤 오늘 오전 6시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츠카다 씨는 “2019년부터 매년 부산 여행을 겸해 함께 BIFF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제30회 영화제에서도 가장 먼저 드롭존을 선점해 2년 연속 ‘1호 관객’이 되는 이색적인 광경의 주인공이 됐다.
부산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도 많았다. 유학생 친구 4명과 함께 방문한 중국인 저우퉁(23) 씨는 “올해 유학을 시작해 처음으로 BIFF를 찾았다”며 “부산의 대학에서 유학한 친구들에게 BIFF를 꼭 가보라고 추천받았는데 직접 보러 와 설렌다”고 말했다.
■레드카펫 수놓은 거장과 스타들
이날 오후 6시 시작된 개막식에는 관객과 영화인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세계적인 거장과 스타들이 잇따라 레드카펫에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할리우드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을 비롯해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중국의 장이머우 감독과 비간 감독, 한국의 이창동 나홍진 등 각국을 대표하는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배우들의 조합도 관객의 환호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샤를로트 갱스부르, 쿠로키 하루, 아리무라 카스미, 판빙빙, 저우쉰 등이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김민하를 비롯해 현빈 정우성 조인성 전도연 한선화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들도 레드카펫을 수놓았다. 인기 K-팝 그룹 ‘아이들’의 멤버 슈화도 배우로서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날 ‘한국영화공로상’은 김동호 전 BIFF 이사장,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배우 양자경, ‘까멜리아상’은 허안화 감독에게 각각 돌아갔다. 개막작으로는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