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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 신항의 북 컨테이너 부두 뒤편에 조성되고 있는 물류부지. 대우로지스틱스 등이 운영하는 컨테이너 화물조작장이 이미 들어서 있다. 부산항만공사가 입주업체 선정에 나서고 있으나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몰려들어 부지 확장이 시급하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올들어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율이 1%에 미치지 못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방치하면 부산항이 동북아 물류 허브는 고사하고 주변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물류업계는 편리한 통관과 신속한 하역 및 선박 접안에 따른 적시성 제고에 힘쓰고 있으나 화물 증대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과거의 항만 환경에서는 이런 노력만으로도 화물량 증가를 이끌어냈다. 부산항이 지난해 118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하며 세계 5위의 컨테이너 항으로 발돋움했지만 동북아 주요 항만들이 시설을 계속 확충하고 편리한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부산항의 위치가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환경아래서 부산항이 물동량 증대를 통해 세계 일류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물류부지 확충과 남부권 신공항 건설 등 부산항 신항의 주변 환경을 과감히 혁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 북항은 배후부지가 없어 화물 증가는 국내 경제발전에 따른 수출입 및 환적화물에만 의존해왔다. 그러나 올해 개장한 신항은 사정이 다르다. 오는 2008년 말이나 2009년 초부터 18개 선석이 가동되는 신항에는 배후부지가 북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다. 북 컨테이너 부두 93만 평을 비롯해 남 컨테이너 부두 43만 평, 웅동 준설토 투기장 195만 평 등 모두 331만 평에 달한다. 이들 부지를 국내외 기업들에게 임대해 재가공 라벨링 등의 반제조 물류업을 활성화시키게 되면 신항의 화물창출 능력은 크게 높아진다. 차세대 항만은 내륙지 공장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화물 창출을 할 수 있어야 물류 허브기능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
신항의 활성화 방안으로 우선 북 컨테이너 부두 93만평 대부분을 물류부지로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 가운데 물류부지로 지정된 면적은 37만 평뿐이며, 도로 등을 빼고 나면 순수 물류용지는 25만여 평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주거(10만2000평)와 상업 업무용지(7만6000평), 전시 교류(3만3000평), 교육문화(1만4000평), 공원 등 공공시설(33만5000평)로 계획돼 있다. 항만 인근에 주거 및 상업용지가 들어서게 되면 항만 기능 저하는 물론 주민들의 거주 불편도 야기될 가능성이 높다. 신항을 또 다시 북항의 재판으로 만들어선 안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북 컨테이너 부두 배후부지 전체가 물류용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부지 매입비를 예산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주거용지 10만평을 사들이기 위해서는 1500억 원 가량이 필요하다.
또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이 웅동 준설토 투기장에 추진하고 있는 골프장을 포함한 관광 위락시설 설치도 전면 백지화되어야 신항이 차세대 항만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3월 이 곳 부지 80여만 평에 골프장 호텔 테마파크 등을 건설하는 용역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역 시민단체와 물류업계가 성명서를 발표하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으나 웅동 준설토 투기장 전체가 아직까지 물류부지로 재고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웅동 준설토 투기장의 물류용지 전환 문제를 재정경제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부지 조성이 완료되는 2013년께에는 국내외 업체들의 입주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대 경제학과 박재운 교수는 "부산항은 한 중 일의 보완 관계를 이용한 중개 무역과 재가공 등을 통해 물동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시기를 놓치지 말고 최대한 넓은 물류부지를 확보한 뒤 화물 창출과 고용효과가 큰 국내외 유수 업체를 유치해 항만 생산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항과 공항과의 연계를 통한 물동량 증대 노력도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는 김해공항과 항만을 연계한 Sea & Air 물류업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반면 네덜란드는 로테르담항과 스키폴 공항을 연계해 유럽의 물류 허브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도 항만과 창이 공항을 이용해 물동량 증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화물 수송의 다양화에 대비하고 항공과 항만물류의 연계성을 높이려면 신항과 가까운 지역에 남부권 신공항이 가급적 빨리 건설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교수는 "신항과 30분 거리에 있는 사상공단을 신항 배후주거지역으로 활용하고 남부권 신공항을 통한 연계 수송이 활성화되어야만 부산항이 명실공히 유라시아 관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