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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컨테이너 전용터미널 1호로 건설된 한국 허치슨터미널(옛 자성대 부두)의 배후부지에 컨테이너가 야적돼 있다. 부산 북항내 터미널들이 선사와 화주들을 상대로 화물 유치에 힘쓰고 있으나 다른 항구보다 나은 인센티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신문 자료사진 |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부산항만공사(BPA)와 부산시 등은 화물을 끌어들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 마련에는 소홀히 한채 기존 정책에만 매달려 있다.
부산항의 최근 물동량 추세를 보면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10% 증가했으나 2005년 3%에 머물렀고 2006년 상반기에는 0.5%에 그쳤다. 특히 전체 물량의 46%를 차지하는 환적화물은 지난해 동기 대비 0.4% 감소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1월 개장한 신항의 물동량 유치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 개장 이후 지난달 말까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4만4936개의 화물을 처리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중국 상하이 양산항은 126만5000개를 처리해 신항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방치할 경우 부산항은 물량 감소→선사 이탈→물류업계 채산성 악화→주변항 전락이라는 최악의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상하이항 등은 환적화물 처리비용 할인 등을 내세우며 선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광양항도 컨테이너 마일리지 제도 시행과 시의 전폭적인 지원 및 관심에 힘입어 물동량 증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컨테이너세 조기 폐지해야=부산지역 항만 물류업계와 학계는 부산항의 화물 증가를 위해 끊임 없이 컨테이너세의 조기 폐지를 주장했으나 여전히 관철되지 않고 있다. 컨테이너세는 항만배후도로 건설에 따른 재원 확보를 위해 지난 1992년부터 부산시가 징수해온 한시적인 목적세다. 당시에는 부산항이 국내 컨테이너 화물의 95%를 처리했으나 이제는 78%선으로 대폭 낮아졌다. 항만 물류환경이 크게 달라졌는데도 체선 체화가 극심했던 시대의 산물인 컨테이너세는 계속 징수되고 있어 화주와 터미널 운영사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컨테이너세는 수출입되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2만원씩 부과되고 있으며, 올해 받게 될 컨테이너세는 약 920억 원에 이른다. 부산시는 신항에 이어 내년부터 북항에서도 컨테이너세를 폐지하겠다는 방침만 정해놓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도 컨테이너세가 물류비 증가로 이어져 선사와 화주들이 부산항 이용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컨테이너세 조기 폐지의 필요성을 부산시에 설명했다. 이 같은 일관된 요구에도 부산시는 열악한 재정 상황을 내세우며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올해 재정 편성이 완료된 상태에서 이 세금을 받지 않게 되면 시의 살림살이에 큰 부담이 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컨테이너 마일리지 도입 필요=신항은 개장 이후 기항선사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신항 활성화 방안으로 올해부터 '컨테이너 처리 마일리지 카드제(물량창출 지원금제)'를 시행하려 했으나 부산시의 재원 출연 거부로 무산됐다. 다만 광양항에서는 전남도와 광양시가 각각 15억원,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30억원을 출연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마일리지제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2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300만개가 되는 시점까지 부산항을 이용한 선사 화주 운송알선업체의 신규 창출물량을 점수화해 이들 업체에 2500~1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당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부산시는 최근 BPA에 물량 증대에 상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 컨 마일리지제 시행에 따른 협의를 하자고 BPA에 요청했다. 하지만 BPA는 연간 120억 원이 투입되는 화물 인센티브제를 실시하고 있어 마뜩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신항과 북항에 공동으로 적용될 컨 마일리지제를 도입하면 물량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번에는 BPA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재원 부담을 우려한 터미널 운영사들도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제도 도입을 꺼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항만 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만당국이나 업체들이 힘을 모아 부산항 발전을 위한 묘안을 짜내야 할 시점이지만 기관이나 업체들의 이해 관계가 맞닥뜨리면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부산항이 일본 항만의 전철을 밟아 동북아의 주변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