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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운항중인 컨테이너선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차이나 쉬핑 소속 '신 로스엔젤레스호'. 이 배는 20피트 컨테이너 9600개를 실을 수 있다. 강덕철 기자 kangdc@kookje.co.kr |
컨테이너선의 대형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부산 북항의 대수심 확보가 업계의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항로 등을 준설하는데 최소한 2~3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1만TEU급 선박이 들어올 수 있는 16m의 수심을 확보하는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개장한 신항은 16m의 수심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초대형선 입항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항 수심은 대부분 14.5~15m=지난 1996년 머스크사(현 머스크 라인)가 7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국내외 주요 선사들은 운항비용 절감 등을 위해 대형 컨테이너선 취항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건조된 차이나 쉬핑 소속 9600TEU급 '신 로스엔젤레스호'가 감만부두 대한통운 터미널에 입항했다. 이 배는 부산항 개항이래 입항한 최대의 컨테이너선으로 기록됐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CMA-CGM 소속 9400TEU급 '네바다호'가 한국 허치슨 터미널에 기항한 바 있다.
당시 '신 로스엔젤레스호'는 홍콩항에서 20피트 컨테이너 1400개를 싣고 감만부두에 입항한 뒤 하역작업을 거쳐 2300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닝보항으로 떠났다. 이 배는 최대로 실을 수 있는 9600개 가운데 24%의 컨테이너만 싣고 부산항을 출항했기 때문에 운항에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이 배가 화물을 가득 적재하게 되면 더 많이 물에 잠기게 돼 현재의 15m 수심으로는 안전 운항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항만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북항내 주요 컨테이너 전용부두의 수심은 14.5~15m에 이른다. 신선대 터미널의 경우 1, 2번 선석은 14.5m에 불과하고 3, 4, 5번선석만 16m에 달하고 있다. 선박이 접안할 때 움직이는 공간인 선회장과 항로의 수심은 안벽에 못미치는 14.5m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수심으로는 1만TEU급 선박이 원활하게 입출항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1만TEU급 선박은 안전 운항에 16m의 수심을 확보해야 한다. 또 신선대 터미널 진입항로에는 암반도 있어 자칫 운항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감만과 한국허치슨 터미널의 안벽과 선회장의 수심도 대부분 15m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선 못들어오면 피더항 전락=문제는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의 등장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머스크사는 다음달 14일부터 1만1000TEU급 선박을 운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는 독일~스페인~싱가폴~일본 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 대형조선소마다 1만TEU 선박을 활발하게 건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코스코사가 운항하는 1만TEU급 선박 3척을 수주받아 설계를 끝내고 오는 12월부터 건조에 들어간다. 이 배는 내년 8, 9월께에는 세계 주요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또 코스코사는 1만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자국의 조선소에 주문해 내년 중에 운항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현재 9600TEU급 선박 3척을 건조하고 있으며 1만TEU급 8척을 수주하기 위한 상담을 벌이고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 내년부터 건조가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덴마크의 오덴사 조선소는 세계에서 가장 큰 1만2000~1만4000TEU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기항할 수 있는 수심 확보가 북항에 시급한 과제로 던져졌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취항하게 되면 북항은 배를 접안시키지 못해 항만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형선이 들어오지 않게 되면 북항은 모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채 피더항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 때문에 부산항 컨테이너 부두 운영협의회(부컨협)와 부산항만물류협회는 지속적으로 북항의 수심을 신항과 같은 16m로 확보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15m 이상의 준설계획은 세워지지 않고 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최근 북항 주항로의 수심을 15m로 하는 증심공사를 마쳤으며, 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의 증심공사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신선대 터미널측은 지난해부터 선회장 등의 수심을 깊게 해달라고 부산 해양수산청에 요구했다.
부컨협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16m 이상의 수심과 초대형 하역 장비를 갖추지 않고는 허브항으로 발전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내에 증심 등을 포함한 북항 활성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