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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을 싣고 부산항을 출항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한해 20피트 컨테이너 1100만 개 이상이 부산항에서 하역 처리되고 있으나 내륙으로의 화물운송은 육로에만 집중되고 있다. 국제신문 자료사진 |
부산항의 현안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운송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복합연계 운송시스템의 구축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항만물류의 한 축을 담당하는 화물 수송의 경우 육로와 철도 및 해송이 적절한 비율로 조화롭게 이뤄져야 물류비 절감을 통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항에서는 컨테이너 화물이 육상 운송에만 집중돼 있는데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왔던 연안해송마저 지난 5월 중단된 이후 재개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연안해송의 재개를 위한 협의를 갖고 있으나 뚜렷한 방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낙후된 화물수송 체계=부산항이 동북아 물류허브항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송수단 다양화를 통해 화주에게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항의 화물 운송체계는 다른 선진항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돼 있다. 복합운송은 수출국에서 수입국까지 물품을 운송하는 도중 적어도 2가지 이상의 운송수단에 의해 운송되는 형태를 말한다. 어느 국가든 완전한 자급자족을 실현하고 있지 아니한 상황에서 전 세계 주요 항만들은 효율적인 복합운송체계를 갖추는데 힘을 쏟고 있다.
올 상반기 부산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는 596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이 가운데 90%가 육로로 운송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철도에 의해 운반되고 있다. 그동안 10만TEU 안팍을 유지해오던 피더선을 이용한 연안해송은 지난 5월 (주)한진이 운항 지속에 따른 적자를 이유로 사업을 중단한 뒤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 육로로 화물이 집중되다 보니 부산시내의 교통난이 가중되고 대기오염도 심해지고 있다. 화주들은 급하지 않은 화물을 저렴하게 수도권 등지로 운반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교통물류정책을 펴면서 육상과 철도에만 의존한 채 연안운송을 소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항 화물선에는 유류 교통세와 유류 부가가치세에 대한 영세율이 적용되지만 내항화물 운송선은 제외됐다. 연안해송을 담당했던 한진측은 선박에 면세유라도 공급되면 물량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테르담항을 배워라=부산항과 달리 선진 물류도시로 평가받고 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육로와 철도 강을 이용한 화물 수송을 적절히 안배해 물류 효율을 높이고 있다. 도로 운송이 58%로 가장 높고 이어 운하를 통한 바지선 운송이 32%에 이르며, 철도도 10%를 유지하고 있다. 로테르담항에서 80km 떨어진 곳에는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도 들어서 있어 유럽의 각지로 통하는 도로 철도 연안 운하 및 항공 운송망이 거미줄처럼 잘 구축되어 있다. 특히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는 화물전용 고속열차가 건설돼 올해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철도가 개통되면 철도 운송비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로테르담항은 발달한 내륙수로를 적극 활용하고 사통팔달의 입지 여건을 이용해 세계 최고의 항만물류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연안해송 부활하고 철송 비율 높여라=화물 수송이 도로에만 집중되면 물류비 증가는 물론 화물연대 파업 등에 따른 물류대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어 부산항의 마비사태로 이어진다. 또 수출입화물 상당 부분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철도운송이 비교적 경제적임에도 불구하고 도로운송 의존율이 높다는 것은 효율적인 운송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향적인 사고를 통해 연안해송이 재개될 수 있도록 유류 교통세와 유류 부가가치세에 대한 영세율 적용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재정경제부는 화물트럭과의 형평성을 들어 영세율 적용에 반대하고 있다. 또 연안해송 선박을 위한 전용부두 건설과 화물을 늘일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정치권과 정부, 부산항만공사 및 업계가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연안해송이 재개되지 않는 데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 평택 군산 인천 등 서해안 항만을 통한 대중국 화물이 직교역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안해송의 경우 척당 평균 180TEU를 확보해야 하지만 지난해에는 150TEU 안팍에 머물렀다.
하명신 부경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수출입 화주들은 여러 항만 가운데 내륙 운송비가 적게 드는 항만을 선택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면서 "수도권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 이단적 열차(double stack train) 를 추진하고 연안해송을 재개하는 등 해상과 항공을 비롯한 다양한 복합운송체계의 구축 및 러시아 북한의 화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