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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부산항 2부두에 입항한 호화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
부산항에는 올해 38척의 크루즈선(호화유람선)이 기항할 예정이지만 이로 인한 경제적인 부가가치는 아주 낮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는 크루즈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800억 원 이상을 들여 전용 부두와 터미널을 건설, 올해 말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크루즈선을 안정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해상 기반시설은 완비된 셈이다.
이어 승객들이 부산항에서 타고 내릴 수 있는 방안이 뒤따라야 부두와 터미널 이용률을 높이고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된다. 해양 경제의 파이를 배로 높일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부산을 크루즈선 승객의 승하선장으로 만드는 일이다.
▲단순 기항지로는 수익이 적다=부산항에 크루즈선이 한달 평균 3척 가량 입항하지만 대부분 당일 관광에 머물러 크루즈산업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부산항 2부두에는 10만t급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입항했다. 이 배에는 승무원 1100명과 승객 2600명이 승선했다. 승객들은 오전 8시 부산항에 도착해 버스를 이용, 시내관광을 한 뒤 오후 4시 부산항을 떠났다. 부산항에 들어오는 대다수 크루즈선 승객들은 부산항에서 5~10시간 동안 체류한 뒤 다음 항구로 떠난다. 이로 인해 부산항에 떨어지는 외화는 미미하다. 선박 입출항료, 접안료(50% 할인)와 입출항 서비스를 대행하는 대리점 수수료 및 기념품 구매비용에 불과하다. 승객들이 부산을 관광하면서 쓰는 돈은 열쇠고리나 소형 보석상자 구매 등에 필요한 50~1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항이 승객들의 승 하선장으로 탈바꿈하게 되면 부가가치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경우 부산항에서 승객들을 태우게 되면 우선 승무원 1100명이 부산에서 숙박해야 한다. 이로 인해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숙식은 물론 비행기 이용이 불가피하다. 이 선박 한 척만으로도 부산지역 호텔과 관광업계에 떨어지는 외화는 1인당 최소 1000달러 이상으로 급증한다. BPA는 부산항을 크루즈선 홈포트(승하선항)를 목표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느 한 기관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부산시와 업계 및 중앙정부 차원의 크루즈산업 진흥책이 뒤따라야 가능하다.
동남아에서 크루즈선 홈포트로 이용되는 항구는 싱가포르 홍콩 오사카 톈진 상하이 등 5개에 불과하다. 이들 항구는 편리한 항공 서비스와 선박을 이용할 수 있는 많은 고객 및 풍부한 볼거리, 호텔을 갖고 있다.
▲오리엔트 크루즈선 승하선장으로=동북아지역에서 크루즈선 홈포트로 각광받고 있는 싱가포르는 훌륭한 기반시설을 갖춰 놓고 크루즈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싱가포르항에 들어선 싱가포르 크루즈센터. 지상 13층 규모의 이 센터에는 크고 작은 배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3개 선석과 쇼핑센터, 주차장,선사 사무실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최근에는 기존 쇼핑센터(하버 프론트)보다 규모가 큰 제2 쇼핑센터가 건립돼 운영에 들어갔다. 크루즈 센터와 지하철이 바로 연결되고 인근 창이 국제공항에는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를 왕래할 수 있는 수많은 항공편이 개설돼 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에 본사를 둔 세계 유수의 크루즈 선사인 스타크루즈사도 대부분 싱가포르와 홍콩을 홈포트로 이용하고 있다.
부산항이 싱가포르와 같이 동북아 크루즈선 홈포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호텔과 국제 항공노선 확대 및 전용부두와 터미널을 시내와 편리하게 연결하는 도로망 정비가 필수적이다. 또 육상의 볼거리 확충은 물론 육상과 크루즈선 승객의 연계 관광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코스타는 지난해 7월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가는 2만8000t급 동북아 오리엔트 크루즈선을 처음으로 취항했다. 기항지는 상하이 제주 나가사키이며, 이 노선에서도 부산항은 빠졌다. 이에 따라 동북아 크루즈선 승객들이 부산항에서 승 하선할 수 있도록 정부 및 업계 차원의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크루즈 업계 관계자는 "부산항에 전용부두와 터미널을 갖춘다고 해서 크루즈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며 "부산항이 동북아 크루즈선 홈포트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접근성 제고와 관광상품 개발 및 중국인 승객에 대한 편리한 비자발급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