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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만 전문기자가 쓰는 조선대국 오늘과 내일 <3-2> 수성전략

2. 인프라 시설 확충

국내 부지확보 난항… 업체들 ' 해외로'

지자체 방관·절차 복잡… 중국·필리핀 공장 이전

"개별기업 노력 한계, 국가차원 해결 방안 모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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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건조에 필요한 각종 블록이 경북 포항시 흥해읍 현대중공업 포항공장에서 제작되고 있다.


선박 크기를 나타내는 용어는 특정 지역을 항해할 수 있는 지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컨테이너선은 대부분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표현되지만 화물선(벌크선)과 유조선(탱커) 크기는 여러가지로 쓰인다.

화물선의 경우 수에즈막스(Suezmax)급은 재화중량톤(DWT)이 13만~15만t 크기의 탱커로, 홍해를 거쳐 지중해로 들어가는 수에즈 운하(193㎞)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선박이다. 이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최대 폭은 64m이다. 최근 운하 폭을 넓히는 방안이 국민투표로 결정됐다. 파나막스(Panamax)급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7만DWT 전후, 폭이 32.2m 인 벌크선을 일컫는다. 파나마 운하를 지나면 태평양에서 대서양으로 빠르게 갈 수 있다. 핸디 사이즈(Handy size)급은 3만~4만5000DWT이며, 핸디막스 사이즈(Handymax size)급은 4만~6만DWT이다. 핸디 사이즈급 선박은 세계 어느 항구에도 들어갈 수 있는 벌크선을 통칭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조선소를 건립하고 있는 필리핀 수빅만.


또 케이프 사이즈(Cape size)급은 10만DWT 이상 선박이다. 이 선박은 파나마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대양간 이동시 대륙 남단을 돌아가야 한다. 이들 배는 남아메리카 남단의 Cape Horn과 아프리카 남단의 Cape Of Good Hope를 지나 운항해야 하는 벌크선을 지칭한다. 아프라막스(Aframax)급은 크기별로 GP, MR 등 모두 6가지로 나뉜다. 선형 가운데 4만5000~7만9999DWT 선박의 수요가 가장 많기 때문에 7만9999DWT 탱커를 말하며, 최근에는 9만5000DWT 까지로 폭넓게 사용된다.

이밖에 VLCC는 23만~30만DWT , ULCC는 30만DWT 이상의 탱커를 지칭한다. 또 흔하게 쓰이지 않는 그레이트 레이커(Great Laker)급은 핸디 사이즈 벌크선의 특수한 형태이다. 미국 오대호로 통하는 센트로렌스강을 지날 수 있는 2만~2만7000DWT 선박을 말한다.



# 선박크기 용어… 그것이 궁금

- '수에즈막스급' 화물선 수에즈운하 통과 크기

STX조선이 건조한 핸디막스(Handymax)급 석유제품운반선.


선박이 커지고 수주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조선소들은 배를 짓는 데 더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한다. 각종 선박 기자재를 보관하고 조립할 수 있는 공간이 예전보다 훨씬 넓어야 대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장 의장 내부설비 조립 등을 위한 안벽도 마찬가지다. 1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은 길이만도 350m에 달한다. 국내 조선소들은 대부분 조선시황의 활황으로 2~3년치 일감을 확보했으나 부지난으로 건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선 부지 확장 어렵다=국내 조선소들은 수주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블록공장이나 조선소 확장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겠다고 누누이 강조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업체들의 부지난 해결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해 국내 업체들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조선소 인프라 시설 가운데 블록공장은 독과 안벽 만큼이나 중요하다. 부산지역 조선산업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 부지가 26만4000㎡에 불과해 큰 배를 짓는데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회사내에는 각종 선박부품과 블록 등으로 꽉 채워져 화물차량 소통도 원활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한진중공업은 좁은 영도조선소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천 율도와 마산 울산 다대포에 블록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 만든 거대 블록을 해상으로 운반해 영도조선소에서 조립하고 있으나 늘어나는 물량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영도조선소 부지 확장이 최대 선결과제다.

이 회사는 1990년대부터 조선소 확장부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경남도는 하동 지역 갈사만에 330만㎡를 제공하겠다며 한진중공업에 러브콜을 보냈다. 당시 한진중공업은 갈사만을 이전 후보지에 포함시킨 뒤 현지 조사를 벌였으나 모래 퇴적으로 인해 조선소 부지로 적당하지 않다며 갈사만 이전을 포기했다. 이어 회사측은 부산 신항에도 조선소 부지를 확보하는 데 협조해줄 것을 부산시에 요청했다. 한진중공업은 130만~165만㎡ 정도의 부지가 있어야 조선소를 건립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배정 면적은 33만㎡에 불과했다. 한진중공업은 이런 정도의 면적으로는 조선소를 건립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신항 이전도 백지화했다. 한진중공업의 조선소 부지 확보에서 부산시는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나 실제로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게 한진중공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남 진해에 있는 STX조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조선시황 호조에 따른 건조량 급증과 블록 대형화 추세에 따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블록생산 필요성이 대두됐으나 국내에서는 땅을 구할 수 없었다. 블록공장은 육상운송에 따른 어려움 때문에 임해지역에 위치해야 하지만 마땅한 장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땅값도 너무 비싸며,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매립은 꿈도 꾸지 못한다. 특히 국내에서 부지를 확보해도 실제 공장가동으로 이어지기까지에는 환경영향평가 등의 행정 절차에 몇 년이 소요되기 일쑤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에서 부지를 구하지 못해 포항시 흥해읍 9만9000㎡에 블록공장을 지난해 11월 건립하자 울산에서 현대중공업이 떠난다는 여론이 거세졌다. 이에 놀란 울산시가 울산시 남구에 있는 SK부지 34만6500㎡를 확보하는데 적극 나섰다. 이 부지는 그동안 쓰지 않은채 방치돼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이곳 부지 19만8000㎡에 월 4000t 생산 규모의 블록공장을 설치해 지난 3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린다=국내에서 부지를 확보할 수 없게 된 조선소들이 안정적인 건조능력 확보를 위해 해외에 잇따라 진출,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 부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필리핀 수빅만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회사측은 지난 2월 필리핀 대통령궁에서 부지(231만㎡) 사용 등에 관한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갔으며, 내년 3월부터 선박을 건조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16년까지 1단계 공장을 완공해 부산과 필리핀 이원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장기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중국 산둥성 영성시 198만㎡에 연산 50만t 규모의 블록공장을 내년 말까지 완공하고 대우조선해양은 중국 옌타이 99만㎡에 블록공장을 건립, 내년초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TX조선은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에 조선소 및 블록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STX는 중국 정부의 비준이 완료되는 연말께 세부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STX조선은 다롄 조선소에서는 중형 PC(석유제품운반선)선을, 진해조선소에서는 고부가가치선을 건조해 두 조선소간 차별적 건조공정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조선소들이 중국 등지에서 블록을 제작해 국내로 운반해도 인건비와 부지 비용을 감안하면 더 경제적이라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조선소나 블록공장 부지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 중국 등지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부지난 해결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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