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항만 관련산업의 매출액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해양경제 규모를 두배로' 제목의 시리즈물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부산지역 항만관련 산업 및 수산업 현황과 개선에 필요한 실천적 방안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시리즈 기사를 마치면서 항만물류와 서비스 산업 및 수산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3회에 걸쳐 싣는다.
# 영세 물류기업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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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기찬 한국해양대 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 "물류 기업 본사 부산 이전 물동량 늘리기 함께 나서야" |
▲남기찬=부산항 물류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운송 하역 단순 보관 등 전통적인 물류업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화주 물류업을 대행해주는 서비스가 부족하다. 신항에서 화주 물류업이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만큼 이를 활성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하나 거론하고 싶은 것은 부산에 영세 기업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대다수 물류기업이 본사를 서울에 두고 부산에서는 현장 영업만 한다. 부산에서 투자 환경이 조성돼도 의사결정은 서울에서 이뤄져 적기에 사업시행으로 연결되지 못하기 일쑤다. 부산에서 번 돈은 서울로 올라가고 지역에서는 고용 창출 효과밖에 없다.
이 때문에 물류를 전공한 대학생들이 취직할 기업이 많지 않아 부산지역 물류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부산에는 단순 물류업체가 대부분이어서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기회 자체가 없다. 대학생들이 취직하려면 해외 마케팅이나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 업무가 많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행히 신항에서 이 같은 업무를 영위하는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업체 수가 턱없이 적다.
부산지역 물류산업의 도약과 이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물류기업 본사의 부산 이전이 시급하다. 기업들에게 이전을 강요해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세제 혜택 등 현재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일반적인 정책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힘들다. 정부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요나 요구사항을 면밀히 조사한 뒤 획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기업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조속히 시행돼야 부산지역 물류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해야 전략산업 발전과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다음으로 물동량 문제다. 수출입 화물은 정체나 감소상태에 들어갔고 환적화물도 예전과 같은 증가율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동북아 물류환경이 바뀐 시점에서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을 점차적으로 늘려 나가려면 신항 배후부지와 경제자유구역의 조기 가동 및 북중국 등 틈새시장의 공략 뿐이다.
신항 배후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을 통한 유통 가공화물(제3의 화물)을 창출하는 데 적극 나서는 한편 3000만 평이 넘는 경제자유구역을 가능한 빨리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배후부지와 경제자유구역이 따로 놀지 않고 협력적으로 개발돼야 물류와 제조 기능의 구분이 없어지는 21세기 물류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 배후철도·도로 정부지원 확대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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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도석 부산발전연구원 해양항만연구부장 "철도·항공 등 통합물류 필요…운송수단 다양화 당면과제" |
▲최도석=부산항은 24시간 국내외 선박들이 들어올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지구촌 400개 항구로 편리하게 이어지는 지정학적 조건 때문에 동북아 허브항으로서의 발전 잠재력은 어느 항구보다 높다. 부산항이 동북아 주요 항만과의 경쟁이 치열한 현실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뒤로 한 채 항만물류 관련 산학관 관계자들이 구호성 행사나 동북아 물류중심도시라는 정책구호에 매달린 회의만 개최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부산항의 물류 경쟁력은 해운 철도 내륙 항공과 같은 다양한 물류의 공간적, 기능적 통합에 달려 있다. 선진국들은 나라밖 경쟁을 위해 다양한 통합에 협력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효율적인 통합구조 형성이 쉽지 않다. 강력한 정부 주도의 항만 항공 철도 내륙 연안물류의 공간적 통합은 물론 하역 보관이나 화물차 공차율 및 빈 컨테이너 활용 등과 같은 기능적 통합에 대한 정책 혁신이 절실하다.
운송 수단 다양화도 선결 과제다. 선진 항만은 다양한 운송수단을 결합하는 '멀티 모달 로지스틱스 허브(Multi-modal Logistics Hub)'를 구축하고 있고 연안 철송 항공 등 다양한 연계 수송체계를 확립해 내륙지 공로수송 분담률을 줄여 나가고 있다.
반면 부산항 컨테이너 화물은 도로와 철도가 각각 88%, 10%를 차지하는 등 내륙 배후수송체계가 지나치게 도로 수송에 의존함으로써 비용이 높고 화물연대 파업 발생시 국가물류 마비가 되풀이 될 우려가 높다. 따라서 컨 화물의 항공 철도 연안수송 분담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이들과 연계하는 육 해 공 복합운송체계 구축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또 항만물류 경쟁력의 근본 인프라는 부두시설과 서비스 그리고 항만 배후부지이다. 선진 항만들은 100%에 가까운 항만시설에다 미래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는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국내 특정항만에 재정사업으로 부두와 배후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물론 항만운영까지 국고를 쏟아붓고 있으나 민간자본 투자가 절반인 부산신항에 대한 정부투자의 정책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나라밖 경쟁을 위해 항만 실수요자가 원하는 부산신항 부두, 배후철도, 배후도로, 물류산업 부지 확보에 정부 지원이 확대돼야 부산항 물류 경쟁력이 살아날 것이다. 이밖에 초고속 선박에 대응하고 초고속 컨테이너 철도수송을 추진하는 등 내륙수송 혁신을 통한 부산항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 해외항만 공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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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환 부산해양수산청 항만물류과장 "신항 배후부지 적극 활용 북항 재개발 친수공간 중요" |
▲조승환=부산항은 개항이후 최대 격변기를 맞고 있다. 신항 개장과 북항 재개발, 노무인력 공급 개편, 선사들의 대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등 과거의 고도 성장기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보이고 있다. 항만시설 부족으로 화물 처리에 급급했던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국내외 물류기업들의 자유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항은 물동량 증대와 고부가가치 실현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둘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차근차근 풀어나가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급격한 물동량 증가세는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중국 항만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국내 항만들도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으며, 국내 경제구조 개편에 따라 수출입 물량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신항 배후부지를 이용, 제조에 가까운 물류산업을 일으켜야 할 때이다. 신항에 입주한 기업들이 부가가치 창출에 힘쓰고 있어 향후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물류부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해외 기업들이 항만 배후부지에서 반제조 물류 활동에 적극 나서면 소폭의 물동량 증가는 가능하리라 본다. 부산항이 수성의 위치로 바뀐 점을 감안하면 국내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해외 항만들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터미널 운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 신항과 북항의 균형발전은 정부의 일관된 정책 목표이다. 북항은 적정물량을 처리하면서 화주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광기능까지 제공하면 된다. 이어 신항은 대형 컨테이너 부두 역할을 하게 되면 북항과 신항의 조화로운 발전이 가능해진다. 특히 신항과 북항의 물류 연계는 경제적인 문제와 직결된다. 신항 물량이 점차 늘어나면 해상 셔틀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으로 부산항 발전에 계기가 되는 북항 재개발 문제는 모두가 지혜를 짜내야 할 프로젝트다. 부산항만공사가 올들어 국제 마스터플랜 공모를 통해 대강의 밑그림을 내놓았다. 앞으로 각계 의견을 적극 수렴해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산시 도시계획과 매립사업, 관광산업이 조화를 띠고 시민들이 재개발된 친수공간에서 즐길 수 있어야 당초 개발 취지를 살릴 수 있다. 재개발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해양수산부와 건설교통부,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및 시민들의 합의 도출과 예산확보가 관건이며, 부산항 발전에 저해요소가 되는 과다한 매립은 지양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