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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업체들이 생산한 조선 기자재가 28일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국가산업단지내에 건립된 조선기자재 공동 물류센터에 보관돼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국내 조선소들이 세계 정상에 오른 데는 기자재 산업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선박의 가격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자재의 국산화율이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중국 등 신흥 조선국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지속적으로 세계 1위의 조선대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자재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이 필수적이다. 특히 고부가가치선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설비) 및 해양 구조물의 수주를 늘리려면 이들 선박에 쓰이는 기자재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생산 공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유럽 일본에 뒤쳐진 기자재 산업=선박건조와 수리에 사용되는 모든 기계와 자재를 일컫는 기자재는 통상 400~700여 종에 이른다. 기자재는 선각과 상부 구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강재류를 비롯해 △추진 장치 △항해 조타장치 △하역 어로 장비 등이 포함되며, 선박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제품보다 내구성 내식성 안전성이 요구된다.
우리나라가 세계 조선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기자재 산업 부문에서는 여전히 일본과 유럽 국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 제품에는 IMO(국제해사기구)의 국제협약인 SOLAS(해상인명 안전협약), MARPOL(해상오염 방지협약)에 의한 엄격한 품질 관리기준이 적용된다. 또 선주의 선호도에 의해 탑재가 결정되는 한정된 시장이기 때문에 업체들의 독자적인 마케팅이나 새로 개발된 제품의 판로 개척이 쉽지 않고 배의 종류나 선형별로 사양이 다양해 표준화하기 어려운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기자재 산업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1970~1980년대의 진입기와 1990년대의 성장기를 거쳐 2000년 이후에는 도약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03년 기준 560개 사로 추정되는 기자재 생산업체 가운데 보일러, 펌프, 열 교환기 등 보조기계 부문이 20.8%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기타 의장품 배관설비 전기전자기기 계선장치의 순이다. 업체들의 기술개발 등에 힘입어 조선 기자재의 수입 의존도는 1980년 61.9%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1995년에는 24.2%로 떨어졌고 2004년에는 22.2%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기준 국제 조선 기자재 산업의 기반 기술에 대한 대외 경쟁력 평가 결과,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기술에서 일본과 유럽대비 75%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완제품 성능과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금형기술은 이들 나라에 더욱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조선 기자재 부품 소재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노르웨이와 독일이 시험검사와 품질인증 기술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핵심 기자재 국산화돼야 세계 1등 유지된다=국내 조선소들은 경쟁적으로 짓고 있는 LNG선 뿐만 아니라 크루즈선과 해양 구조물 등 최고의 기술을 요하는 선박 제작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향후 이들 선박을 주력 생산제품으로 삼기 위해서는 핵심 기자재의 독자 개발과 생산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FPSO의 플랜트류와 계류 시스템은 고부가가치 제품이지만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선체 의장 부문에서는 국내 업체의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선체 의장부품은 화물창 구역, 갑판 기기류, 선원 거주구역, 해양구조물의 탑사이드 분야를 말한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LNG선 선체 의장부품은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국내 조선 산업의 주력 제품이 될 고부가가치선에는 기존 선박보다 많은 선체의장 부품이 사용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이들 부품의 국산화가 절실하다. 대부분 유럽과 일본 업체들이 선체 의장부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국산화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기술 수준이나 제품의 신뢰도가 낮다.
부산시가 산학연과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술 로드맵을 작성하는 등 기자재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시는 산학연을 참여시켜 기관실 부품과 선체 의장 및 전기 전자 분야를 대상으로 오는 2015년까지 △기관부품 최적 설계 △정밀주조 가공 △유압시스템 관련 기술 △온도의 공간 변화나 열의 이동속도를 제어하는 열유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또 MARPOL이 규제하는 질소산화물(NOX) 저감 기술도 포함돼 있다.
우리 업체들이 제품을 생산하면서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엔진과 도료 등을 제외한 대다수 기자재 생산 업체들이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 연구기관이 기자재 산업 발전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 신기술 개발과 우수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기술 개발과 함께 기자재 업체들의 생산 활동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업체들은 수주량 증대로 생산 부지와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 대형화와 일감 증가에 대응할 생산 부지를 부산 시내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기자재 협동조합은 경제자유구역내 미음지구 20만 평을 조선기자재 협동화 단지로 지정해줄 것을 부산시에 요청해놓고 있다.
전호환 부산대 조선공학과 교수는 "가스공사, 조선소들과 진행하고 있는 한국형 LNG선 화물창(KC-1) 개발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우리나라의 선박 건조기술이 한 단계 발전하게 되고 수입대체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선기자재산업의 기반기술(선진국 수준=100) |
구 분 |
열처리기술 |
금형기술 |
설계기술 |
도금기술 |
전체 |
대 일본 |
80 |
60 |
70 |
80 |
75 |
대 유럽 |
80 |
55 |
70 |
80 |
75 |
〈자료 : 일본박용공업회, '한국 박용공업에 관한 조사연구 보고서',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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