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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만 전문기자가 쓰는 조선대국 오늘과 내일 <4-2> 해외 업체들의 도전

2. 고품격 선박건조

선주사 취향 맞춰 건조… 경제성·안전성 강조

크루즈용 각종 기자재 조달능력도 탁월

가축선·가스선 등 다양한 선박 건조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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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어 조선소에서 건조된 '노르웨지언 주얼호'(9만3500t)가 엠스강을 따라 북해로 운항하고 있다. 조선소측은 크루즈선을 선주에게 인도하는 행사를 다채롭게 꾸며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을 대표하는 마이어 조선소는 오는 2010년까지 대형 크루즈선(호화유람선) 8척을 수주해 세계 크루즈선 시장에서 3위에 올랐다. 200여 년 동안 쌓은 각종 선박의 건조 경험이 마이어를 세계적인 크루즈 조선소로 성장시킨 것이다. 크루즈선을 짓기 위해서는 우선 선박에 들어가는 수많은 기자재가 저렴한 비용으로 조달되고 설계와 강재 절단 용접 등의 조선기술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선주사와 함께 배를 만든다=조선소 정문 옆에 들어선 제2독은 전체 길이만도 384m에 달한다. 독이 지붕이 씌워져 있어 실내는 다소 어두웠지만 건조 열기는 뜨겁기만 했다.

제2독은 현재까지 건조된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보다 20% 가량 큰 최대 18만GT(촌톤수)의 선박도 건조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 직원들은 독 내에서 오는 10월 인도될 '노르웨지엔 젬호'(9만3500t)에 대형 디젤엔진을 탑재하는 등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었다.

마이어 조선소는 크루즈선을 건조하면서 선주사와 긴밀하게 협의한다. 제1독 앞쪽의 본관 건물에는 설계직원들과 선주사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선주사는 크루즈선에 대한 대체적인 컨셉(구상)과 윤곽을 결정하고 선주사에서 파견돼 건축가(아키텍터)가 선박의 색깔과 크기 및 전체적인 외관을 정한다. 이 같이 선주사와 조선소가 긴밀히 협력해 크루즈선 제작에 필요한 기본과 상세 설계를 포함, 대략 1800장이 넘는 도면을 바탕으로 크루즈선을 건조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소가 선주사의 주문대로만 따라 하는 것은 아니다. 조선소는 선주사 직원들과 수없이 많은 회의를 열어 건조 가능성이나 경제성을 세밀히 살핀 뒤 설계에 들어간다. 조선소측은 안전성을 기본으로 SOLAS(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와 MARFOL(선박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 규제협약) 등 선박 운항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자세히 점검한다. 이 때문에 선박 건조 초기에는 선주사 직원이 2~3명에 불과하지만 건조 공정률이 80~90%에 이르는 막바지에 이르면 100명을 넘기도 한다고 마이어 조선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크루즈선에 들어가는 각종 기자재 조달 능력도 훌륭한 선박을 만드는 데 필수 요건이다. 선박에 장착되는 기자재는 선박을 수주한 회사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부분 오스트리이 영국 등 유럽 전역에서 공급된다. 마이어 조선소는 스웨덴의 바찔라와 카타빌라, 만 등 4개사에서 생산된 대형 디젤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며, 캐빈(선실)은 3년 전에 파펜부르크에 공장을 설립한 프리캡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특히 회사측은 기자재가 선박의 품격을 결정하는 만큼 지역에 상관하지 않고 싸고 좋은 제품을 업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마이어 조선소는 선박 기자재의 25%를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75%를 외부에서 공급받고 있는 것이다.

1980년 마이어 조선소의 자회사인 넵툰 조선소가 화물선을 개조한 '알 수와이크호'. 이 배는 양 12만5600마리를 실을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축선이다.
▲선종을 다양화하라=마이어 조선소는 세계 조선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해상 크루즈선에만 의존하지 않고 강 크루즈선을 비롯해 자동차 운반선 가스운반선 케미칼선 등으로 건조하는 선종을 다양화하고 선박 개조와 수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일은 마이어 조선소의 자회사인 넵툰 조선소가 주로 맡는다.

발틱해 인근의 로스토크시에 있는 넵툰 조선소는 도나우와 라인강에서 운항할 수 있는 강 크루즈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해외 진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마이어 조선소는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선박 수요가 많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 모두 23척의 여객선을 건조한 데 이어 오는 2008년까지 24척을 추가로 인도할 예정이다.

마이어의 또 다른 특화분야는 가스선과 선박 개조. 회사측은 높은 선박 건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45척의 가스·화학선을 건조했으며,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8척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넵툰사는 여객선과 화물선의 개조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마이어 조선소가 최초로 건조한 대형 여객선인 '호메릭호'가 파펜부르크 조선소에서 길이로 40m나 확장됐고 화물선이 가축선으로 잇따라 개조됐다. 유럽과 중동 시장에는 소 말 낙타 양 등을 운반할 수 있는 가축선 수요가 많다. 이에 따라 넵툰 조선소는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해 세계 조선시장에서 화물선을 가축선으로 개조하는데 선두 주자로 부상했다. 이런 노력 덕택에 마이어 조선소는 지금까지 27척의 화물선을 가축선으로 바꿔 선주사에 인도했다.

마이어 조선소의 피터 하크만 홍보팀장은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로 인해 크루즈선 시장이 얼어 붙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선박 수주량은 언제든지 감소할 수 있는 만큼 선박 개조와 수리 서비스 등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마이어 조선소는 어떤 곳

- 마이어 가문 6대째 운영 212년 전통, 독일 대표격


1874년 마이어 조선소에서 건조된 거룻배 증기선인 '트리톤호'.
북해로 가는 길목인 독일의 소도시 파펜부르크에서 선박 건조에만 매진해온 마이어 조선소는 창립 이후 212년이 흐른 지금 독일의 대표적인 조선소로 성장했다. 1795년 빌름 롤프 마이어에 의해 설립된 마이어는 현재의 CEO(최고 경영자)인 버나드 마이어에 이르기까지 마이어 가문이 6대째 조선소를 이끌고 있다. 마이어 조선소는 1800년대 초 중반에는 주로 목선과 범선을 제작했다. 하지만 1873년 철선을 시작으로 1874년에는 이 조선소의 첫 증기 여객선인 '트리톤호'를 건조하는 데 성공했다.

또 1910년에는 보일러와 증기 엔진 설치에 사용된 40t 규모의 짚 크레인이 설치되는 등 선박건조 장비 확충도 활발히 이뤄졌다. 이 크레인은 당시로서는 독일 조선소의 상징적인 제작설비였다. 1920년부터 1951년까지 CEO로 활동안 프란츠 조셉 마이어는 이 조선소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29년 탱크 바지선이 건조된 데 이어 엠스강 구조선이 1934년에 제작돼 오늘날까지 운항되고 있다.

마이어 조선소에서 1000t 이상의 대형 선박이 지어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1952년 1250DWT(적재중량톤수) 규모의 화물선 'MS 브락랜드호'를 필두로 건조 선박의 대형화가 빠르게 이뤄졌다. 건조 기술 발달과 한국 전쟁 및 수에즈 운하 봉쇄에 따른 해상운임 증가로 화물선 대형화에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이어 1963년에는 이 회사 최초로 선박과 승객을 동시에 실을 수 있는 '본 호메필렌호'(2000t)가 건조됐으며, 1966년에는 자동차 운반선인 'MS 언다인호'와 'MS 살롬호'가 잇따라 선주사에 인도됐다. 이 선박은 오늘날 세계 주요 항로에서 자동차를 싣고 나르는 데 쓰이는 로로(RoRo)선 형태를 띠고 있다. 1968년과 1971년에는 액화 가스탱크선인 '캡 롤랜드호'와 LPG 탱커인 '이렌호'가 성공적으로 건조됐고 1985년에는 이 조선소의 첫 대형 여객선인 '호메릭호'가 선보였다.

또 회사측은 더 넓은 야드와 안벽을 확보하기 위해 1974년 조선소를 파펜부르크 인근으로 옮긴 데 이어 옛 조선소는 파펜부르크 시민들을 위해 영화관 호텔 다목적 홀 및 마리나 시설이 들어선 문화 레저센터로 조성했다. 특히 최근들어 대규모 투자가 잇따랐다. 회사측은 변덕스런 날씨로 인한 선박건조 차질을 막기위해 1987년과 2001년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제 지붕 있는 제1, 2독과 강재 작업장을 설치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독일 파펜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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