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비공식 약식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대통령이 새해 1월 중순에 일본 나라현 나라시를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일 정부는 내달 중순으로 이 대통령의 방일 일정을 조율 중이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로 알려졌다.

이는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가 부산을, 다카이치 총리는 경주를 방문해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만큼 이번에는 우리나라 정상이 일본 지방 도시를 찾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정상회담을 한 이후 기자회견에서 “셔틀 외교 정신에 따라 (다음에는)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나라현으로 가자고 (다카이치 총리에게) 말씀드렸다. 본인도 아주 흔쾌히 좋아하셨다”고 전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내달 방일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일 정상 간 만남은 8개월 새 모두 5차례에 이르게 된다.

지난 6월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가 처음 만난 뒤 이 대통령이 8월 일본 도쿄를 찾고 이시바 전 총리가 9월 부산을 답방했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0월 APEC을 계기로 방한하며 또다시 양 정상 간 만남이 이뤄졌다.

당초 일본 정부는 내년 1월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일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여파로 중일 괸계가 악화하며 중국 측이 참석을 거부, 회의 개최가 사실상 무산돼 한일 양자 회담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 당시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토대가 마련된 한중 관계 회복에도 속도를 내는 동시에 일본과 중국을 아우르는 균형 외교에 나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방중 일정은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